이재명, 검찰 소환 통보에 "불공정·몰상식 정권" 반발

박준우 기자 2022. 12. 2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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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검찰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했습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한 제삼자 뇌물공여 혐의인데요. 이 대표는 "이재명을 죽인다고 해서 윤석열 정권의 무능함과 불공정함이 가려지진 않는다"고 반발했습니다. 민주당 내부는 뒤숭숭한 분위기인데요.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검찰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의혹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죠. 대장동, 백현동, 변호사비 대납, 성남FC 등 모든 수사의 종착지는 이 대표인데요. 한 걸음씩 다가가던 검찰이 결국 이 대표의 눈 앞까지 칼끝을 들이밀었습니다.

성남FC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이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했습니다. 이달 28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요구한 건데요.

이 대표가 받는 혐의는 제삼자 뇌물공여입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 시장인 동시에 성남FC의 구단주이기도 했죠. 이 당시 두산건설 등 기업들이 성남FC에 후원금을 내도록 하고 그 대가로 기업의 민원 해결에 도움을 준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당시 성남시는 두산건설의 분당구 정자동 병원 부지를 업무시설로 용도를 변경해줬습니다. 대신 두산건설은 그 대가로 성남FC에 현금 50억원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이미 실무를 맡았던 성남시 관계자를 제삼자 뇌물 수수 혐의로, 두산건설 전 대표를 뇌물 공여 혐의로 재판에 넘긴 상태입니다.

[B씨/당시 성남시 공무원 (JTBC '뉴스룸') : 정진상하고 협의하는 과정에서 그런 후원금 이야기 한다 하는 걸로…그 때는 FC로 (후원) 한다는 소리 듣고 '그랬냐'고 나는… 공공에 시설로 기여하는 공공 기여방식이 있거든요. 후원금이라고 하면, FC라고 한다면, 시설의 범위는 아닌거 같아요 이거는 아니야.]

검찰은 이 대표가 이 사안에 직접 관여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당시 이 대표는 성남FC 운영비 약 150억원 중 절반 가량을 채우지 못한 상황이었다고 하는데요.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이 대표가 성남시와 인허가 이슈 등이 얽힌 기업들에 개별 접촉을 지시했다는 겁니다. 검찰은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역시 두산건설이 광고비 명목으로 성남FC에 50억원을 내는 데 개입했다고 판단했는데요.

[JTBC '뉴스룸' (10월 13일) : 결국 용도변경과 관련한 양측 인사들이 모두 '광고비 명목으로 성남FC에 준 돈 50억원이 용도변경과 관련이 돼 있다'는 내용의 진술을 한 겁니다. 하지만, 성남시장이었던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정진상 정책실장 측은 '용도변경과 성남FC 광고비는 전혀 별개'라는 입장입니다.]

검찰은 다른 기업들도 살펴보고 있죠. 지난 16일에는 네이버 김상헌 전 대표를 소환해 10시간가량 조사했는데요. 희망살림 상임이사로 재직했던 제윤경 전 민주당 의원, 성남시 관계자 등 사건에 관련된 인물들도 대거 소환해 조사를 벌였습니다. 희망살림은 네이버로부터 나간 후원금이 성남FC에 흘러가는 통로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요. 검찰은 네이버도 두산건설과 비슷한 방식으로 후원금을 내고 성남시로부터 혜택을 받았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대표에 대해선 제삼자 뇌물 공여가 아니라 뇌물죄로 전환할 가능성도 남아있는 상황인데요. 앞서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 전 실장이 성남FC를 실질적으로 지배했다는 증언이 나왔었죠.

[곽선우/전 성남FC 대표 (JTBC '뉴스룸' / 9월 27일) : 시장님께서 정진상 실장을 실질적인 구단주로 생각하고, 이 사람이랑 상의해가지고 진행하라니까 저는 당연히 그냥 시장님의 대리인이라고 생각한 거죠.]

구단 운영과 관련한 모든 사항이 정 전 실장의 승인 하에 이뤄졌다는 주장인데요. 당시 감독과 코치까지 정 전 실장이 임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기에 정 전 실장의 측근들이 구단 직원으로 일하면서 기업이 낸 후원금 가운데 일부를 성과급으로 받아 간 사실도 파악됐는데요.

[곽선우/전 성남FC 대표 (JTBC '뉴스룸' / 9월 27일) : 이번에 검찰 조사하면서 이렇게 가지고 간 걸 봤죠. 나중에 안 건데 세전으로 8500만원이었던가. 근데 그건 본인이 영업해서 유치한 게 아닌데. 만약에 이게 다른 사람들이 알았으면 다른 직원들도 별로 안 좋아했을 것 같은데요. 쟤는 뭐 맨날 정 실장 그렇게 따라다니다가 쟤는 받고, 우리는 아무것도 못 받고…]

이 대표는 설사 광고비 명목으로 후원금을 받았다고 해도 결국 시민의 이익이 된다고 반발해왔는데요. 하지만 검찰은 그 돈이 정 전 실장과 측근들에게 돌아갔다면 이 대표에게도 직접 뇌물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본 겁니다. 정 전 실장은 "구단에 직책을 가진 적도 운영한 적도 없다"고 극구 부인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 와중에 이 대표는 오늘부터 1박 2일간 '국민속으로, 경청투어' 일정을 시작했죠. 경북 안동을 시작으로 경북 울진, 강원 강릉 등을 방문할 예정인데요. 이 대표는 오늘 자신의 고향인 안동에서 시민들에게 자신의 결백을 호소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이제는 무혐의 결정 났던 FC 광고한 것 가지고 저를 소환하겠다고 합니다. 십수 년 동안 탈탈 털려왔습니다. 없는 먼지 만들어내려고 십수 년 노력했지만 아직도 못 만든 모양입니다.]

이 대표는 이 모든 게 현 정권의 기획 수사라고 반박했는데요. 윤석열 정권이 야당을 탄압하고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벌이고 있는 일이라는 겁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이재명을 죽인다고 해서 그 무능함과 불공정함이 감춰지지 않습니다, 여러분. 가장 불공정하고 가장 몰상식한 정권이 바로 윤석열 정권입니다, 여러분.]

'이재명=민주주의'일까요? 이 대표는 자신을 향한 수사는 곧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정치를 이렇게 하면 당장은 통할지 몰라도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 잠시 죽일 수는 있어도 결코 이 민주주의의 흐름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현실로 닥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민주당은 뒤숭숭한 분위기입니다. 이 대표는 이런 상황을 예견이라도 한 듯 최근 "길고 깊은 겨울이 온다. 추울 수록 몸을 서로 기대야 한다"며 지지층의 결집을 호소했죠. 일단 당 지도부는 방어에 나섰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제1야당 당대표를, 더구나 대선의 경쟁자였던 사람에 대해서 이렇게 소환 통보한 것은 오로지 민생이나 국정의 정상적 운영에는 관심이 없고 정적 제거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모습이라고 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여기에 이 대표의 찬성에 힘 입어 친정에 복귀한 이가 있죠.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방탄 강화에 힘을 보탰는데요.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민주당이 지금 풍전등화, 백척간두에 서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서 야당탄압에 대한 투쟁을 하는데 벽돌 한 장이라도 놓고…]

검찰의 공격을 벽돌로라도 막을 계획인 것 같은데요. 친명계도 당 차원에서 이 대표를 보호해야 한다며 당내 의원들에게 방어 총력전을 주문했습니다.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어제) : 우리 당의 많은 의원님들이 이것은 검찰의 정치탄압이고 '이재명 대표 죽이기다, 정적 죽이기다'라고 이렇게 보고 여기에 대해서 '우리가 함께 이겨내야 된다, 똘똘 뭉쳐서 싸워야 된다'.]

친명 중의 친명 김남국 의원인데요. 이런 주장에 반대하는 당내 의원들은 극소수라고 자부하기도 했죠. 반면 비명계의 분위기는 싸늘하기만 합니다. 조응천 의원은 김 의원을 '자의식 과잉'이라고 본 듯한데요. 오히려 김 의원과 같은 입장이 더 극소수라고 쏘아 붙였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김남국 의원의 그런 주장이 극소수입니다. {그래요? 김남국 의원 같은 생각을 하는 분이 극소수라는 말씀이십니까?} 아니, 그런 말씀을 하시는 분이 극소수라고요. {그럼 그런 생각을 하는 분은.} 지금 당 지도부를 구성하시는 분들하고 김남국 의원 같은 분들 그리고 조금 더 계시죠.]

조 의원은 '이재명=민주당'이란 등식에도 의문을 표했는데요. 사법리스크는 당이 아니라 이재명 개인이 대응할 일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당이 당당하게 싸울 일은 아니죠. 대변인이나, 최고위원이나 이런 분들이 검찰 수사 중간중간에 흘리는 것에 대해가지고 사실이 아니다, 그건 거짓말이다, 어떻다, 그런 말씀은 당의 공식 라인을 하시는 건 안 맞다, 이거죠.]

비명계의 움직임은 실제로 심상치 않은데요. 지난 20일엔 김진표 국회의장과 참여정부 출신 의원들이 만찬을 함께 했죠. 이광재 사무총장 주도로 김종민, 전해철 의원 등 현직 의원만 20여 명이 참석했는데요. 비명 성향의 친노·친문의 결집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이들을 중심으로 이 대표가 물러나는 게 맞는다는 여론이 확산할 조짐도 보입니다.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지난 20일) : 이거는 춥고, 뭐 덥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런 건. 새로운 전략과 대안, 희망. 이 점에서 당대표로서 리더십이 지금 안 보이고 있는 것. 이게 오히려 걱정할 거지, 날씨가 추운 게 중요한 게 문제가 아니에요, 지금.]

자, 오늘은 이재명 대표에게 '줌 인'해봤는데요. 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눈 앞으로 다가오면서 민주당 내부도 상당히 심란한 듯합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계속 당 대표를 맡아주길 은근히 바라는 눈치죠. 이 대표가 버티면 국민의힘은 땡큐란 건데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의 말로 대신하겠습니다.

[김병욱/국민의힘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이재명 대표가 계속 킵 고잉을 하면 최대 수혜자는 국민의힘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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