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4만km 여행 '다누리' 달 궤도로 성큼..29일 최종 성공 확인
궤적수정 중 안전모드 운영하기도
2시간 마다 한바퀴 돌 예정..내년 1월 점검후 12월까지 임무
우리나라 첫 달탐사선인 다누리가 달 임무 궤도(달 상공 100km 원궤도)에 가기 위해 순항하고 있다. 달 궤도 진입을 앞두고 기술적으로 가장 어려웠던 1차 달 임무궤도 진입기동도 무사히 마쳤다.
현재 궤도선의 추력기를 사용해 궤도선의 속도를 줄여 달궤도로 향하는 단계에 있다. 앞으로 4차례 추가 기동만 하면 오는 29일께 최종 달 임무 궤도 안착 성공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내년 2월께부터 본격적으로 과학임무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594만km 비행..4차례 추가 기동해 목표한 달 궤도 이동
다누리는 우리나라가 지구에서 벗어나 심우주로 나가기 위해 만든 첫 탐사선이다. 지난 8월 5일 발사 이후 약 4.5개월간 지구·달 전이 궤적을 따라 누적 594만km를 비행했다. 9월 27일에는 지구로부터 가장 먼 거리(155만km)에 도달했다. 총 9차례 계획했던 궤적 수정 기동 중 4번만 했을 정도로 순항했다. 다만, 3차 궤적수정 기동을 앞두고 다누리가 안전상태로 운영되는 문제도 발생해 연구진들이 조치했다. 다행히 기기 문제는 없었지만, 연구원들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조영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업무리더는 “3차 궤적수정 하루 전에 다누리가 안전모드로 들어갔는데 지상에서 데이터를 잘못 올려서 나타난 문제로 확인돼 조치했다”며 “심리적, 시간상 긴박했던 순간이었지만 다누리에 문제가 생기면 안전모드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확인했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17일 해낸 1차 달 임무 진입 기동은 기술적으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었다. 총알 속도(시속 3600km)로 이동하는 달 궤도에 총알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다누리(시속 7500km~8,000km)를 진입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13분 동안 추력기를 가동해 다누리의 속도를 시속 8000km에서 7500km까지 줄여 목표한 위치에 정확하게 맞춰 보냈다. 이 과정에서 총 260kg의 연료 중 15%인 40kg을 썼을 정도로 중요한 작업이었다. 13분 동안 추력기를 가동하는 것은 처음이어서 열 문제, 기기 오작동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까 우려도 적지 않았다. 다누리는 결국 정확하게 타원궤도에 들어가면서 달 궤도를 도는 진정한 ‘달 궤도선’이 됐다.
이제 남은 것은 4차례 기동이다. 조영호 업무리더는 마지막 기동을 중요한 관문으로 봤다. 속도를 너무 빠르게 하면 자칫 목표 궤도에서 벗어나 달 표면과 충돌할 위험성이 있고, 다시 연료를 많이 써서 올라와야 한다. 반대로 너무 느리게 하면 목표 궤도에 도달하지 못한다.
2월부터 본격 임무
다누리가 이 과정을 무사히 끝낸다면 오는 29일에 목표 궤도에 안착 성공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다누리가 달을 바라보도록 자세를 제어하고, 한 달 동안 ‘시험 운전’에 들어간다. 다누리에 탑재한 카메라 촬영, 데이터 송수신 여부 등 주요 기기들의 초기 동작을 점검하고, 본체 기능시험을 하게 된다. 마치 상업위성이 6개월에서 1년 동안 시험 운전을 하는 것과 같다.
다누리는 달임무 궤도에서 △고해상도카메라 △광시야편광카메라 △자기장측정기 △감마선분광기 △우주인터넷 △ShadowCam을 이용해 내년 2월부터 달을 2시간에 한 바퀴를 돌면서 임무를 한다. 하루에 12바퀴를 돌면서 탑재체들의 시간을 분배해 임무를 한다. 태양이 빛을 비추는 부분에서 임무를 중점적으로 할 예정이다. 다만, 연료 문제, 하루에 관측 시간이 제한됐다는 이유 등으로 탑재체는 시간을 분배해서 사용한다.
가령 자기장 특정장치는 계속 켜놓고, 미국항공우주국의 ShadowCam은 미국의 달 남극 유인착륙 후보지 검색한다. 고해상도 카메라를 이용해 우리나라 달착륙선 착륙후보지를 찾고, 우주방사선 환경지도와 티타늄 분포지도도 작성할 예정이다. 다누리가 만든 모든 자료는 항우연 관제실 서버(Payload Data Share Server)에 들어가서 탑재체를 만든 기관 등과 공유한다. 달에서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 음원 자료를 지구로 보내올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우주인터넷 장비 검증은 한 차례 예정돼 있다.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다누리가 달 임무궤도에 안착한 뒤 시험 관측을 거쳐 내년 2월부터 본격 관측할 계획”이라며 “세계최초로 달 편광지도를 그린다는 점에서 과학 측면에서 의미가 크며, 탐사선을 통해 세계적으로 가치가 있는 과학임무도 해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내년 말께 달 임무가 끝나면 다누리는 어떻게 될까. 내년에 연료 소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임무를 연장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연료를 모두 쓰더라도 전자장비는 추가로 버틸 수 있기 때문에 연료 소모가 필요없는 특정 궤도를 돌거나 달에 착륙하는 임무를 시도할 수도 있다.
조영호 업무리더는 “유럽이 대항해시대를 통해 영토를 확장한 것처럼 우리도 154만km까지 먼 우주로 가보면서 우주 영토를 넓혔고, 앞으로 달착륙, 화성까지 가볼 소중한 경험을 얻었다”며 “초기운영 총괄책임자로서 다누리가 정상운영되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강민구 (scienc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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