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의 대상 인식되던 노인, 초고령 사회선 오히려 고급인력” [인터뷰]

노주섭 2022. 12. 22.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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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수 BS그룹 회장
부산 대연동에 새 요양시설 운영
노인 사회적 가치 눈으로 재확인
나이 들면 힘없는 존재로 보지만
주체적 경제활동 충분히 가능해
"초고령화사회, 국가는 노인들의 힘을 사회적 에너지로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노인은 힘이 없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노인은 한낱 부양의 대상일 뿐 가족과 지역, 나라를 위해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신뢰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노인은 자식이나 국가 도움이 필요할 뿐 유익한 생산활동을 할 힘이 없는 존재로 간주되고 있는 것입니다."

고령화시대 새로운 개념의 고품격 맞춤형 요양시설 '해피케어 하우스' 보급을 선언한 뒤 최근 부산 대연동에 그 표준모델을 준공해 선보여 주목받고 있는 박진수 BS그룹 회장(사진)은 22일 "노인을 사회적 에너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안타까웠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회장은 "사회적으로도 나이가 들면 늙은이 취급을 받아 가까이 하지 않으려 하거나 평가절하해 노인들로 하여금 주체적인 사회활동을 어렵게 하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노인들을 만나 이에 대해 연구해 본 결과, 노년에도 나름대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활용할 사회적 가치가 충분한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이미 2000년 전 키케로는 그의 나이 62세에 쓴 책에서 노년의 강점을 다음과 같이 꼽고 있다고 소개했다.

'노년의 나이에도 제대로 참여할 수 있다. 판단력은 노년이 되면 더 높은 수준에 도달한다. 국가는 노인들의 힘으로 제자리를 찾고 지탱된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분별력을 갖추게 마련이다. 오히려 노인들이 세부사항을 잘 기억한다. 제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지적인 능력은 건재하다. 고령의 나이에도 작업에 몰두할 수 있다. 노년에 접어들어도 학업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는다. 다음 세대를 이롭게 하고자 나무를 심는다. 소중한 그 무엇인가를 후손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나이가 들수록 좋은 광경을 볼 수 있다. 노인이 된다는 것은 오히려 즐거운 일이다.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면서 하루하루 늙어간다'는 등의 내용이다.

이 같은 키케로의 노년 예찬이 오늘날에도 그대로 살아 있는 것 같다고 박 회장은 강조한다.

박 회장은 "젊은 시절이 무한한 가능성이 있었던 시기였다면 노년기 역시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는 인생기라고 생각한다"며 "초고령사회에 대한 정책과 사회적 인식 모순으로 인해 노인들 자신도 나이 들면 쓸모가 없다는 중압감으로 스스로를 더 늙게 하고 힘없는 존재로 만들고 있었다"고 진단했다.

박 회장은 나이 들어서도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고, 꿈도 이룰 수 있고, 보다 완숙된 인생의 열매를 맺을 수 있으며 실제 그런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가장 뛰어나고 경험 많은 노인의학 전문가로 알려진 마크 윌리엄스는 많은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 아주 사소한 실수에도 최악의 해석을 내려 노화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이 같은 시각으로 '초고령사회에 노인을 국가 에너지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라는 책자를 집필, 출간할 준비를 마쳤다.

이 책자에는 국가 정책이 뒷받침돼주고 노인인 본인이 노력만 하면 얼마든지 창조성이 확장되고 지혜와 감수성이 더욱 깊어지며 여러 신체기능이 더 올라가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점을 담았다.

박 회장은 "노인들과 면접을 통해 수집한 자료들을 분석해 본 결과, 나이 들어 힘이 없는 것은 나이 탓이 아니라 기존의 생각이 바뀌지 않고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면서 "정책도 초고령사회에 맞게 다양화해 노인들을 사회적 에너지로 활용, 몸과 정신이 불편하신 분들을 보살피는 쪽으로 함께 전개해야 하는데 보살핌 위주로만 전개했기 때문에 사회적 부담으로만 인식돼 버렸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국가와 노인 당사자들이 고착화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노년의 힘을 육체적인 힘으로만 보기에 노년의 또 다른 힘인 삶의 지혜와 정신적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이제부터라도 국가는 초고령사회를 사회적 에너지로 사용하기 위한 정책과 인식전환 등에 따른 계몽을 해야 건강한 나라로 재탄생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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