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출두 통보받은 李대표, 성실하게 소환에 응해야

검찰로부터 출두 통보를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경북 안동 중앙신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이 대표의 혐의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 두산건설 등으로부터 성남FC 후원금을 내도록 하고 대가로 기업들의 민원 등 처리를 도왔다는 것이다.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제공' 혐의이며, 참고인 신분이 아닌 피의자 신분이다.

이 대표는 즉각 반발했다. 이 대표는 이날 경북 안동과 울진, 강원 강릉 등지에서 '국민 속으로, 경청투어'를 진행하던 중이었다. 이 대표는 "가장 불공정하고 몰상식한 정권이 바로 윤석열 정권"이라며 "이재명을 죽인다고 해서 그 무능함과 불공정함이 감춰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민주당도 정부와 검찰의 야당 탄압이 노골화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우리는 이 대표가 검찰의 소환에 응해 성실하게 조사를 받는 게 정도라고 본다. 검찰이 없는 죄를 법적 근거도 없이 만들어내지 않은 이상 검사 앞에서 자기방어권을 행사하고 항변하면 그만이다. 검찰은 이 대표의 진술을 받아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이 대표는 만약에 기소되면 법정에서 죄의 유무를 놓고 다투고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면 된다.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이다. 여당 대표든 야당 대표든 법을 어겼다면 법률에 따라 처벌을 받는 게 당연하다. 국민에게는 평등을 강조하고 법에 복종할 것을 요구하면서 정작 자신이 조사대상이 되면 탄압이라고 강변하는 게 정치인들의 속성이다. 이 대표 또한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야당 대표를 유지할 자격이 없다.

검찰은 이 대표를 소환하기에 앞서 기업인들과 측근인 정진상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소환해 조사했다고 한다. 이미 관련 피의자들을 조사해 이 대표의 연루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인들은 이미 기소된 상태다. 자신만 죄가 없다고 우길 상황이 아니다.

이 대표는 이 사건 말고도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과 대북송금 의혹 등으로도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소환될 일이 앞으로 더 있는 것이다. 검찰의 모든 수사를 탄압으로 몰아갈 수는 없다. 민주당도 더 이상 이 대표를 보호하기 위한 '방탄' 궁리만 할 게 아니라 정정당당하게 검찰로 나가 조사를 받도록 당 차원에서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