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독일 사회 문제아 ‘라스트 제너레이션’

유호윤 2022. 12. 2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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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극단적인 시위로 독일 사회에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시민단체가 있습니다.

'라스트 제너레이션'이라는 환경단체인데요.

명화에 음식물을 투척하고 공항 활주로를 점거하는 등의 불법 시위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왜 이런 시위를 벌이는지, 독일 사회는 어떤 대응을 하는지 베를린 연결해 알아봅니다.

유호윤 특파원, 대체 어떤 방식으로 시위를 하기에 독일 사회에서 연일 논란이 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환경 단체 '라스트 제너레이션'은 정부의 기후 변화 대응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데요.

시위 방식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도로 점거입니다.

저희가 직접 시위 현장을 동행 취재했습니다.

이들이 시위를 벌인 곳은 베를린 중앙역 앞 도로였습니다.

7명 정도가 같은 색 조끼를 입고 3차로 도로를 가로막았는데요.

출근 시간대라 차량이 많았는데 난대 없이 길이 막힌 운전자들은 경적을 울리며 항의를 했습니다.

잠시 뒤 경찰 사이렌 소리가 들리자 시위대는 강력 접착제를 이용해 손을 도로 위에 붙였습니다.

경찰에게 끌려나가기 전까지 시간을 버는 방법이었는데요.

경찰이 시위대 손을 떼서 이들을 도로 밖으로 이동시키는 데까지 무려 한 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단체의 시위 방식이 도로 점거만 있는 게 아니라면서요?

[기자]

라스트 제너레이션은 정부를 압박하고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극단적인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법을 어기고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달엔 공항 활주로에 들어가 같은 방식의 시위를 했습니다.

이 때문에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공항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또 지난 10월에는 미술관에 전시된 모네의 작품에 접근해 으깬 감자를 끼얹기도 했습니다.

[앵커]

시위대가 이렇게까지 불법 시위를 하면서 요구하는 건 무엇인가요?

[기자]

현재 시위대가 공식적으로 요구하는 건 두 가지.

고속도로에 시속 100km 속도 제한을 하는 것과 9유로짜리 대중교통 이용권 도입입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의 속도를 제한하고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여 탄소 배출을 줄이자는 겁니다.

시위대는 이 두 가지 요구 사항을 시작으로 정부에게 온실 가스 감축을 위한 정책 도입을 하나씩 요구한다는 구상입니다.

[앵커]

요구 사항 자체는 그렇게 과격한 내용은 아닌데, 왜 그렇게 극단적인 방식을 선택한 건가요?

[기자]

저희가 직접 라스트 제너레이션 대변인을 만났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비판하는 시위 방식을 선택한 이유를 직접 물어봤는데요.

[에메 판 발렌/라스트 제너레이션 대변인 : "(우리의 시위는) 사람들을 방해해서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지만, 논쟁에 영향을 줘요. 그것을 위해 모든 사람의 호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또 지난해에는 단식 시위를 하기도 했는데, 그 방식은 계속 하기가 쉽지 않아 도로 점거를 선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독일 사회에서 이들을 보는 여론은 어떤가요?

[기자]

극단적 시위로 연일 언론에 등장 하다 보니 이들을 지켜보는 독일 시민들의 여론도 좋지 못합니다.

한 여론조사에서 이들의 시위 방식이 지나치다고 생각한다는 답변이 86%에 달했습니다.

또 도로를 봉쇄하거나 예술 작품에 음식물을 던지는 시위에 더 강한 형사처벌을 해야 한다고 답변 비율도 78%나 됐습니다.

다만 일각에선 시위 방식은 문제지만 취지에는 공감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독일에선 지난해 홍수로 180명가량 사망하고 올해는 폭염으로 4천500명 넘게 숨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기후 위기를 몸소 체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시위 현장에서 만난 한 독일 시민의 발언 들어보시죠.

[클라우스/베를린 시민 : "나는 젊은이들이 정치인들이 너무 느리게 행동하는 것에 대해 매우 좌절감을 느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기후 재앙에 대해 제대로 논의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앵커]

그럼 정부에서는 과격 시위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기자]

최근 들어 독일 정부의 기조가 강경해졌습니다.

지난 14일 '라스트 제너레이션' 사무실을 압수수색 한건데요.

이들이 과거 정유공장을 점거해 영업을 방해한 혐의를 문제 삼았습니다.

다만 단순히 공기업 운영 방해 혐의만 보는게 아니라 이번에 범죄단체 조성 혐의까지 함께 조사하고 있습니다.

라스트 제너레이션의 과격 시위가 도를 넘었다고 보고 더 엄격한 대응에 나선 겁니다.

지금까지 베를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김영환/영상 편집:김인수 한미희 김철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유호윤 기자 (liv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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