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ABCP 56조 줄줄이 만기… 부동산PF 부실 경계해야 [한은 금융안정보고서]
증권사 CP 발행 등 재차 악화 가능성
2금융권 유동성 부족 우려 높아져
단기금융시장 리스크로 번질수도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하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가격 하락 정도가 더 가팔라질 경우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금융기관 부실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향후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증대될 경우 PF-ABCP, 증권사 및 취약업종 CP 발행 및 차환 여건이 재차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22일 "향후 집값 하락 폭이 확대되면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부실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주택가격 하락이 부동산 PF 사업성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정욱 한은 금융안정 국장은 "주택가격 하락 정도가 PF 사업성을 좌우하기 때문에 주택가격 하락 수준에 따라 부실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며 "주택가격 하락 정도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 있어 금융기관 자본력 점검이나 주택시장 연착륙 방안 등을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면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와 한국은행의 시장안정화정책 시행 효과로 CP시장 경색 우려가 크게 완화됐다는 진단이다.
한은은 발행시장의 경우 CP 발행은 10월 중 PF-ABCP, 증권회사 CP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로 순상환됐다가 11월 들어서는 정책자금 집행이 본격화된 데 힘입어 순상환 규모가 축소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은은 향후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증대될 경우 PF-ABCP, 증권사 및 취약업종 CP 발행 및 차환 여건이 재차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에 따르면 내년 2월까지 증권사 CP(25조7000억원) 및 PF-ABCP(30조1000억원) 등 55조8000억원의 만기 도래가 예정돼 있다.
이런 가운데 증권회사·여전사·저축은행 등 2금융권을 중심으로 유동성 부족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다. 증권사의 유동성비율은 2019년 말 133.7%에서 올해 9월 말 120.6%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카드사는 220.3%에서 155.6%로, 캐피털사는 169.8%에서 134.4%로 하락했다. 저축은행의 유동성비율도 9월 말 기준 135.3%로 규제수준(100%)을 크게 상회하고는 있으나 분기별로 큰 폭의 등락을 보였다.
한은은 "비은행금융기관의 유동성 리스크는 부동산 PF 부실 우려, 대내외 금융시장 불안 등 공통요인과 파생결합증권 관련 마진콜(증권회사), 거액예금 이탈 가능성(저축은행) 등 업권별 특이요인이 맞물리면서 부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증권사는 부동산 경기 둔화 시 PF 채무보증 이행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다. 증권사의 부동산 PF 채무보증 규모는 9월 말 기준 23조9000억원이다. 증권사의 파생결합증권 자체 헤지 규모는 지난해 말 40조4000억원에서 올해 9월 말 44조4000억원으로 늘었다.
여전사는 대규모의 자금을 시장성 자금으로 조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시장 불안으로 여전채 발행여건이 악화됐다. 여전채(AA-, 3년 만기) 금리는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신용경계감 등으로 지난해 1.97%에서 올해 1∼9월 4.03%로 큰 폭으로 올랐다.
여전사의 자금조달 구조 단기화로 차환리스크도 높아졌다. 여전사 자금조달 중 CP·단기사채 비중은 지난해 12.9%에서 올해 9월 17.7%로 높아졌다. 여전채 발행액 중 2년 이하 비중도 지난해 31.5%에서 올 9월 말 51.3%로 확대됐다. 여전사의 부동산 PF(27조1000억원) 대출 중 브리지론은 유동성 리스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의 경우 2018년 이후 급증한 거액예금(5000만원 초과 예금)의 이탈 가능성 등 수신 이탈에 대한 우려가 높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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