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에 2兆 군사지원 약속… 무기종류·종전은 온도차

박종원 2022. 12. 2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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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월 러시아 침공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해 약 2조원이 넘는 무기 지원을 받고 러시아에 대한 공동 대응을 재확인했다.

미국은 무기를 약속하면서도 무기 종류와 휴전 문제에 대해 우크라와 이견을 보였으며 러시아는 미국산 무기가 유입될수록 전쟁이 심각해진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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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전쟁 이후 첫 방미
바이든, 패트리엇 등 지원 밝혔지만
첨단무기 공급 가능성엔 선 그어
러 "분쟁 키울 뿐… 개입말라" 경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바이든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를 비롯한 약 2조3581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지원을 약속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재확인했다. EPA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월 러시아 침공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해 약 2조원이 넘는 무기 지원을 받고 러시아에 대한 공동 대응을 재확인했다. 미국은 무기를 약속하면서도 무기 종류와 휴전 문제에 대해 우크라와 이견을 보였으며 러시아는 미국산 무기가 유입될수록 전쟁이 심각해진다고 경고했다. 젤렌스키는 침공 300일째인 20일(이하 현지시간) 동부 도네츠크주의 최전선인 바흐무트를 방문해 우크라 병사들을 격려했으며 곧장 기차로 폴란드로 이동해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그리고 21일 미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했다.

■美 무기 지원, 우크라와 온도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 입구에서 젤렌스키를 맞이했다. 젤렌스키는 바이든과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우크라 무공훈장을 선물했다.

두 정상은 약 2시간 넘게 회담하고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바이든은 회견에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언급하며 "푸틴은 이 잔인한 전쟁을 끝낼 의사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러시아의 침공이 이어지는 한 우크라에 대한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바이든은 우크라에 18억5000만달러(약 2조3581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으며 이는 개전 이후 미국의 군수 지원 가운데 단일 규모로 가장 큰 액수다. 바이든은 "이 지원 패키지에는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가 포함될 것"이라며 "우리는 전쟁이 이어지는 한 당신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바이든은 이날 회견에서 우크라에게 최첨단 무기를 포함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제껏 지원한 것과 근본적으로 다른 무기를 우크라에 준다는 생각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 전 세계를 분열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체 방어에 필요하고 전장에서 이기는데 필요한 무기를 공급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젤렌스키는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에 대한 모든 도움과 지지에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 종식 방안에 대해 "단지 평화를 위해 내 나라의 영토와 주권, 자유에 대해 타협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바이든은 "젤렌스키가 전장에서 이길 것이기 때문에 그가 러시아와 대화할 준비가 되면 협상에서도 성공할 것"이라며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2차 대전 인용하며 지원 촉구

젤렌스키는 바이든과 회담을 마친 뒤 미 국회의사당으로 이동해 상하원 의원들 앞에서 연설했다. 그는 미군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1944년 성탄절 전후로 벨기에 아르덴숲에서 독일군의 공세를 막아섰던 '벌지 전투'를 언급하며 "용맹한 우크라군이 이번 성탄절에 푸틴의 군대를 물리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절대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추가적인 무기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지난달 중간선거에서 하원 과반을 차지한 공화당은 우크라에 무기를 무제한 공급하기 어렵다며 원조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러 "서방 무기가 전쟁 키워" 경고

러시아는 젤렌스키의 방미에 앞서 미국을 상대로 더 이상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21일 우크라에 대한 서방의 무기 공급에 대해 "분쟁의 강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우크라에게도 좋은 징조가 아니다"고 경고했다. 같은날 푸틴은 러시아 국방부 이사회 연례 확대 회의에 참석해 서방과 우크라를 비난했다. 그는 "우크라를 포함한 적대 세력과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명백해졌다"며 "문제는 그것이 언제 일어날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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