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엔데믹’ 왔지만..크리스마스 ‘미니마스’족 늘어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3년만에 맞는 크리스마스이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안전한 ‘홈파티’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년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겪으며 크리스마스 등의 행사를 외부보다는 집에서 즐기는 쪽으로 문화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가파른 물가 상승과 한파로 인한 독감 환자수 급증 등으로 외출을 꺼리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10·29 이태원 참사로 인해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것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시사 관련 여론 조사 서비스인 ‘네이트Q’가 이달 초 ‘가족 또는 연인과 함께 하는 연말 계획’을 주제로 성인 301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연말을 집에서 보내겠다는 의미의 ‘집콕’을 하겠다는 응답자가 전체 응답자의 63%(1899명)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자연스레 집콕 문화가 확산되면서 이같은 사회적인 변화의 흐름을 일컫는 용어도 등장했다. 영국 소매유통업체 막스앤스펜서(M&S)는 지난 2020년 발행한 ‘크리스마스 푸드 트렌드 리포트’를 통해 크리스마스 행사를 집에서 소규모로 보내는 이와같은 사회적인 변화의 흐름을 ‘미니 마스(Mini-mas)’라고 일컬었다. 막스앤스펜서는 보고서를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크리스마스 축제와 행사가 취소되면서 소비자들이 실내에서 소모임을 통해 크리스마스 축하를 보내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홈파티를 즐길 수 있는 테이블 웨어와 홈파티용 음식 등의 소비가 크게 늘 것이라는 게 그들의 예측이었다.

로얄 코펜하겐 스타 플루티드 컬렉션<로얄 코펜하겐 제공>

실제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썸트렌드’를 통해 지난 11월 한달간 사회관계망(SNS) 서비스 내 ‘홈파티’ 언급량을 분석해 본 결과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전달 대비 관련 내용에 대한 게시글이 30%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둘째주 기준으로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검색 시 ‘홈파티’ 173만개, ‘홈파티음식’ 약11만개, ‘홈파티요리’로는 약 4만개의 게시글이 각각 상단에 노출된다.

관련 소비 역시 여전히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덴마크 왕실 도자기 브랜드인 로얄 코펜하겐에 따르면 이 회사의 크리스마스 시즌 한정 컬렉션인 ‘스타 플루티드’ 판매량이 팬데믹 이후 급성장하고 있다. 스타 플루티드 컬렉션은 로얄 코펜하겐이 매해 연말 시즌 한정으로 선보이는 도자기 라인으로 덴마크의 크리스마스 전통을 비롯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담은 제품이다. 지난 2019년 전년대비 20%성장한 스타 플루티드 컬렉션 국내 매출은 2020년에는 31%, 2021년에는 55% 성장하는 등 가파르게 증가했다. 올해에도 최소 20%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 로얄 코펜하겐 측의 설명이다. 로얄 코펜하겐 관계자는 “특히 올해에는 소비자들의 관심과 수요가 급증해 공식 홈페이지와 백화점에서만 판매하던 스타 플루티드의 새벽 배송도 시작했다”며 “연말의 수요를 대응하기 위해 현대식품관의 ‘새벽 투홈’과 컬리의 ‘샛별 배송’에서 제품을 판매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홈파티 음식과 물품 수요도 증가했다. 밀키트 전문기업 ‘마이셰프’에 따르면 지난 11월 한달간 스테이크·파스타류 등 홈파티용 밀키트 매출 비중이 전월대비 50% 상승했다고 밝혔다. 아직 집계가 완료 되지 않았지만 이달에는 증가세가 더 뚜렷할 것이라는 게 마이셰프 측의 전망이다.

SSG닷컴에서 판매 중인 ‘붓처스컷 X 바이킹스 워프 랍스테이크’<SSG닷컴 제공>

신세계 SSG닷컴이 최근 올해의 밀키트 판매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밀키트 상품 중 조선호텔 중식·일식 상품과 붓처스 컷,바이킹스 워프 등 유명 레스토랑 제품 등의 프리미엄 밀키트 제품이 크게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쓱닷컴은 이런 밀키트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연말까지 홈파티용 먹거리 행사를 열어 바위파스타바, 소금집 등 유명 맛집 밀키트를 최대 40% 할인하고, 연말까지 공동구매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호텔업계에서도 홈파티 족을 겨냥한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롯데호텔 서울은 ‘스페셜 홀리데이 투 고’ 프로모션을 선보이며 ‘토마호크 세트’와 ‘학센 세트’ 2종으로 구성해 유럽식 홈파티를 즐길 수 있으며,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의 ‘더 델리’는 칠면조 구이를 맛볼 수 있는 ‘페스티브 시즌 투 고(To-Go)’ 메뉴를 선보였다.

미니마스의 영향으로 인테리어 소품을 활용해 집안을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꾸미는 이들도 점차 늘고 있다. 지마켓에 따르면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이해 리스와 오너먼트, 캔들 등의 작은 크기 소품부터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등을 포함한 크리스마스 인테리어 홈데코 상품 매출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마켓은 이달 1일부터 18일까지 크리스마스 인테리어 소품 판매량이 작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고 밝혔다. 크리스마스 조명 매출도 34%늘었으며, 연휴를 기념하기 위한 케이크와 안주류 매출 역시 각각 14%,75% 늘었다.

이새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