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풍향계 美마이크론 … 7년만의 적자에 10% 감원
CEO "재고쌓여 내년도 부진"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3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으로 꼽히는 미국 마이크론이 7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는 '어닝쇼크'를 냈다.
마이크론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직원의 10%를 구조조정하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마이크론은 반도체 회사 가운데 실적 발표가 한 달가량 일러 업계의 '풍향계'로 불린다. 반도체 시장의 한파가 실제 기업에 심각한 타격을 준 것으로 확인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22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은 자체 회계연도에 따른 전 분기(9~11월) 매출액이 41억달러(약 5조2348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줄었고, 영업손실은 1억달러(약 1276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이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7년 만이다.
이날 마이크론은 실적 발표와 함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서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자발적인 감원과 인력 감축을 결합해 내년까지 직원 수를 약 10%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론의 직원 수는 약 4만8000명으로, 5000명에 가까운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메모리 공급에 비해 수요가 현저히 부족해 재고가 늘고 회사가 가격결정력을 잃고 있다"며 "수요와 공급의 현격한 불일치로 인해 내년에도 1년 내내 수익성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빙하기가 심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은 이날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위기 극복 방안을 고민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투자 규모를 50% 이상 줄이기로 했다.
[최승진 기자 /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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