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대출·임대제 부활…거래 숨통 트일까

박종필/이현일/이혜인 2022. 12. 2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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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세 부담 완화·아파트 전용면적 85㎡ 이하 임대사업자 제도 부활 등 부동산 규제를 대폭 완화한 '2023 경제정책방향' 발표 이후 시장 움직임이 초미의 관심이다.

일부 중개업소에는 다주택자들이 급매물을 거둬들이거나 임대사업자 제도 부활 시기를 묻는 연락이 이어졌다.

상계주공4단지 강두형 신한부동산공인 대표는 "상계동은 (재건축 이슈로 인해) 다주택자가 많은 동네"라며 "임대사업자 제도 부활은 국회에서 법 통과가 필요한데 가능하겠느냐고 묻는 주민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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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규제 대폭 완화
급매물 회수 문의 이어져
규제 풀자 공황매도 움직임 주춤
임대사업자법 국회 통과에 촉각
"침체 깊어 급매물 소화로 끝날 것"
토지거래허가 등 추가 완화 기대
부동산 규제를 대거 푼 ‘2023년 경제정책방향’ 발표 이후 주택 거래 회복 기대가 커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 아파트 모습. /한경DB


“두 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로부터 매물을 거둬들이겠다는 연락이 꽤 오고 있습니다.”(서울 반포동 서초래미안공인 관계자)

다주택자 세 부담 완화·아파트 전용면적 85㎡ 이하 임대사업자 제도 부활 등 부동산 규제를 대폭 완화한 ‘2023 경제정책방향’ 발표 이후 시장 움직임이 초미의 관심이다. 일부 중개업소에는 다주택자들이 급매물을 거둬들이거나 임대사업자 제도 부활 시기를 묻는 연락이 이어졌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필요한 규제 완화 정책이지만 침체에 접어든 부동산 시장에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급매물 거둬들이고 일단 관망

정부 발표 다음날인 22일 부동산 중개업계는 다주택자들이 급매물을 거둬들이는 문의가 이어졌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A공인 관계자는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 세금이 너무 많이 나와 한 채를 정리하려던 사람들이 일단 매물을 거두고 지켜보겠다는 연락이 오고 있다”고 전했다. 반포동 B공인 관계자는 “임대사업자 제도 부활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정부가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기대를 거는 분위기”라고 했다.

서울 강남권에서는 다주택자들이 다음달부터 본격 움직일 것이란 기대도 나왔다. 방배동 C공인 관계자는 “하루 사이에 연락이 크게 늘지는 않았지만 다주택자 손님들의 연락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해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잠실 리센츠 등의 매물을 주로 중개하는 오규성 잠실롯데공인 대표는 “대출 규제가 풀리고 나서 드물지만 거래가 조금씩이나마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며 “당장은 어렵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 추가 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권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도 다주택자의 시장 참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상계주공4단지 강두형 신한부동산공인 대표는 “상계동은 (재건축 이슈로 인해) 다주택자가 많은 동네”라며 “임대사업자 제도 부활은 국회에서 법 통과가 필요한데 가능하겠느냐고 묻는 주민이 많다”고 전했다.

5개 지역의 규제지역 일부를 내년 초 추가 해제한다고 밝힌 점도 변수다. 현재 서울과 성남(분당·수정), 하남, 광명은 여전히 규제 지역으로 남아 있다. 광명시 철산동 E공인 관계자는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되면 재건축·재개발 지역 조합원들이 시장에 던지는 입주권 매물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침체 깊어 급매물 소진에 그칠 것”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을 대체로 긍정 평가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실수요자만으로는 거래 정상화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정부가 직시한 것”이라며 “기대보다 한 발 더 나아간 정책으로 시장 연착륙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침체된 주택시장 현황을 감안하면 당장은 급매물 소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도 “자산가들의 지방 부동산 매수를 열어주기 위한 정책으로 보인다”며 “투자자들은 이번 대책보다 서울 투기과열지구 해제 같은 마지막 카드를 더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입법 사항인 등록 임대사업자 제도의 경우 국회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 반대가 심하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김회재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지난해 기준 다주택자 상위 100명의 소유 주택 수가 2만2582가구로 전년 대비 1893가구(9.1%) 증가했다”며 “이번 정부 정책은 다주택자 투기를 부채질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금융 관련 규제를 더 과감히 풀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승배 한국부동산개발협회장은 “이번 대책에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 규제가 포함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박종필/이현일/이혜인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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