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만난 빌라왕 피해자들 "무대책"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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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1,139채를 소유하다 사망한 '빌라왕' 김모(42)씨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들을 위해 정부가 대책을 내놓았지만, 피해자들은 "제대로 된 구제 방안이 아니다"라며 반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대한법률구조공단은 22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피해 임차인 중 HUG의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한 세입자들을 대상으로 보증금 반환 설명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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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대출 만기 연장 등 지원책 내놨지만
"HUG, 은행에선 '모른다, 안 된다' 소리만"
주택 1,139채를 소유하다 사망한 '빌라왕' 김모(42)씨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들을 위해 정부가 대책을 내놓았지만, 피해자들은 "제대로 된 구제 방안이 아니다"라며 반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대한법률구조공단은 22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피해 임차인 중 HUG의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한 세입자들을 대상으로 보증금 반환 설명회를 열었다.
임차인 중 HUG의 보증보험 상품에 가입한 사람은 614명(54%)으로, 이 중 171명은 임대기간이 종료됐음에도 김씨가 사망하는 바람에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보증보험 가입자 중 보증금 1억 원 이하인 피해자는 54명, 1억∼2억 원 피해자는 191명, 2억∼3억 원 181명, 3억 원 초과는 14명이다. 2억 원 이상 피해자가 195명이나 된다. 이날 설명회 현장에는 100여 명이 참석했고, 온라인 중계로도 270여 명이 접속했다.
국토부 등은 이날 △사전심사를 통한 보증금 반환 절차 단축 △보증보험 미가입자에게 연 1%대 대출 1억6,000만 원 지원 △전세보증금 대출 만기 연장(최대 8개월) △HUG 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리 주택에 임시 거처 마련 등 구제책을 내놓았다. 설명회에 참석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사고를 미리 막지 못한 것에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김씨의 상속인을 확정 짓고 임차권등기를 신청하고 보증금을 반환받는 절차를 최대한 단축하려 한다"고 밝혔다.
임차인들은 실효성 있는 대책이 아니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HUG 측은 "김씨의 상속인들이 상속 절차를 끝낸 뒤에도 김씨 소유 주택에 상속 등기를 하지 않을 경우, 임차인들이 직접 상속대위등기 신청을 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그러자 배소현 피해자모임 대표는 "상속대위등기 비용이 550만 원에서 많게는 1,000만 원이나 든다"며 "피해자 1,000여 명이 총 55억 원이나 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하느냐"고 항의했다. 권혁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등기 비용은 신청자가 부담하는 게 원칙"이라면서 "HUG가 우선 지급하고 사후에 임차인에게 돌려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씨의 상속 절차가 늦어지는 만큼 HUG가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한 임차인들의 대출 보증 만기를 최대 8개월까지 연장하기로 했지만, 임차인들은 시중은행으로부터 "대출을 연장해줄 수 없다"라는 답변을 받거나 대폭 오른 금리로 대출을 새로 가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설명회에 참석한 피해자 A씨는 "3.78%였던 대출 금리가 오늘 7.3%로 올랐다"며 "대출이 연장돼도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하느냐"고 토로했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김씨 사건 전담 태스크포스(TF)를 만든다고 하지만, 지금도 김씨 사건 전담팀에 하루 80여 통 전화를 해도 연결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자 C씨는 "불과 이틀 전에야 전세계약에 문제가 생긴 걸 알게 됐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좀 알려달라"고 했다.
문제는 아예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못해 전세금을 돌려받을 방법이 막막한 피해자 500여 명이다. 권혁진 실장은 "보험 미가입자들은 보증금 회수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라 공적자금을 투입해 1%대 저리로 금융 지원을 할 예정"이라며 "보증보험 가입자들도 대출 연장 시 금리를 낮출 수 있도록 금융당국과 계속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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