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로 떠나는 K젖소 101마리…낙농 공여국 된 韓

22일 아시아나 화물기 타고 네팔로 이송
50년 만에 수원국에서 원조국으로

22일 인천국제공항 아시아나항공 화물터미널에서 열린 '네팔로 101마리 젖소 보내기' 환송 행사에서 이혜원 헤퍼코리아 대표(왼쪽부터),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 이재복 후원자,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케이피 시토울라 네팔관광청 한국사무소 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한국의 젖소가 국경을 넘어 해외로 나갔다. 정부는 네팔의 낙농업 발전과 영양 공급 확대를 위해 추진하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의 일환으로 젖소 종자를 지원한다고 22일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국제개발기구 헤퍼코리아(Heifer Korea)는 네팔로 보낼 예정인 한국형 젖소 종자(종모우, 인공수정용 정액)와 젖소 101마리 중 1차 전송분 42마리를 이날 항공편으로 네팔로 운송했다. 한국의 젖소 씨종자소와 젖소 암소 생우가 해외로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사업은 한국전쟁 이후 독일, 뉴질랜드 등 선진국으로부터 젖소를 지원 받아 전쟁으로 파괴된 낙농업을 재건했던 한국이 이제 ODA 원조를 하는 공여국으로 바뀌었음을 보여준다. 한국은 1952년부터 1976년까지 헤퍼인터내셔널을 통해 젖소 897마리, 황소 58마리, 염소, 돼지, 닭 등 3200마리의 가축과 생태계 회복을 위한 150만 마리의 꿀벌을 지원 받았다.

네팔로 가는 젖소는 농식품부가 한국 환경에 최적화된 젖소 종자를 개발하고 지속적인 검정사업을 통해 개량한 한국형 젖소다. 2021년 기준 한국의 젖소 1마리당 연간 우유 생산량은 1만423kg으로 세계 5위 수준이다. 젖소를 받는 네팔 토착종 젖소의 연간 우유 생산량 880kg의 열배가 넘는다.

농식품부는 젖소 지원에 이어 전문가를 파견해 농가 교육과 개체별 식별번호 부여, 모바일앱을 통한 사양관리 등 후속 지원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네팔에서 희망할 경우 국내 젖소농장에서 네팔 근로자가 사육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정황근 농식품부장관은 “한국의 젖소는 지난 40년간 개량정책과 낙농가의 노력으로 낙농 선진국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우유 생산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 지원사업은 이제는 어엿한 공여국으로 성장한 우리나라의 위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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