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 쪼개지는 중 헤어질 결심 대비해야"

이윤재 기자(yjlee@mk.co.kr), 박윤균 기자(gyun@mk.co.kr) 2022. 12. 2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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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법인세 인하 기업에 좋지만
국가 전체 입장서 고려해야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처럼
30년전 돌아간다면 창업할 것
대한상공회의소 송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최태원 회장. 【사진 제공=대한상공회의소】

"전 세계 시장이 쪼개지고 있다. 대부분 나라들은 누구하고나 '헤어질 결심(공급망 붕괴)'을 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이 중요하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2일 서울 대한상의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최근 글로벌 경제와 관련해 "국가 간 '관계' 자체가 변하면서 전에 없던 현상이 생기고 있다"며 "하나였던 시장이 쪼개지면서 '내 시장' '내 것'을 지키려는 보호무역주의 형태가 강화되는 등 시장 전체가 급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헤어질 결심이 끝나 있는 지금 상황이 우리에겐 제일 큰 위기"라며 "해법은 시장을 새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공동위원장 겸 민간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최 회장은 엑스포 유치의 의미에 대해서도 힘주어 말했다. 최 회장은 "엑스포 (유치와 개최) 과정에서 여러 국가를 접촉하면 시장을 개척해서 끌고 올 수 있는 하나의 접점이 된다"며 "이를 통해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급변하는 세계 경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최 회장은 '내부의 통일성'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은 세상의 변화에 맞게 제도도 변해야 한다"며 "변화를 거부하면 국가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중요하게 여기는 반도체·배터리 산업만 보더라도 우리보다 더 많은 지원을 하는 국가들이 있다"며 "각국이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는 상황에서 우리가 뒤처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법인세와 관련해선 기업 입장에선 낮을수록 좋지만, 국가 입장에선 세금이 걷혀야 해결되는 문제가 있다 보니 전체적인 고려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해서는 차별적 요소를 줄이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올해 미국 워싱턴DC에만 3~4번 갔는데 갈 때마다 이 이야기를 계속했다"며 "이는 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기업 총수 모두 마찬가지"라고 했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처럼 30년 전으로 돌아가면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엔 "드라마는 못 봤지만 창업하고 싶다"며 기업인의 본능을 드러냈다. 최 회장은 "나는 있던 걸 물려받다 보니 선택이 아니었던 것도 어떻게든 잘 키워야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최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2차 비상경제민생회의 및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에 참석해 시장이 쪼개지는 상황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시장은 새로운 기술이나 정책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다"며 "정부가 시장의 효율성을 높게, 공정하고 경쟁력 있게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윤재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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