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내가 그렇게 무섭나" 격분 … 與 "숨지말라" 출석 압박
22일 공교롭게 자신의 생일날 고향 경북 안동을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의 '성남FC 의혹'과 관련한 소환 조사 통보에 대해 "가장 불공정하고 몰상식한 정권이 바로 윤석열 정권"이라고 성토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안동 중앙신시장에서 즉석연설을 하면서 "이재명을 죽인다고 해서 그 무능함과 불공정함이 감춰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검찰에서 오는 28일에 출두하라는 소환 통보를 받자 강한 분노를 드러내며 야당 파괴와 정적 제거를 위한 작업이라고 반발한 것이다. 성남FC 사건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 두산건설 등 기업에 자신이 구단주로 있던 성남FC에 후원금을 내도록 하고, 그 대가로 기업 현안을 해결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말한다.
민주당 지도부도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1야당 당대표를, 대선 경쟁자였던 사람을 이렇게 소환 통보한 것은 민생 국정의 정상 운영에는 관심이 없고 정적 제거에만 혈안이 된 모습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검찰은 21일 오후 6시께 이 대표 의원실과 당대표 비서실로 연락했고 22일 오전 9시에 팩스로 28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으로 출두하라는 소환장을 전달했다.
민주당은 28일 소환 통보에는 응하지 않기로 했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방적으로 통보해온 28일 소환은 응할 수 없다"며 "(28일에) 광주 일정과 최고위원회 회의가 있다"고 말했다. 안 수석대변인은 "서면 조사에 응할지와 조사 일정은 협의가 필요할 것"이라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월에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 대표에게 소환 통보를 했으나 이 대표는 응하지 않았다.
이번 소환 통보로 이 대표 사법 리스크가 더욱 커짐에 따라 '비명계'를 중심으로 민주당이 이 대표와 거리를 둬야 한다는 주장과 '이 대표 용퇴론'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아침 라디오 인터뷰에서 "혐의가 입증된 게 없기 때문에 이 대표가 당당하게 싸워나가길 원한다"면서도 "당이 당당하게 싸울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비명계 민주당 의원 사이에서는 이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는 요구가 공개적으로 나오기도 했다.
5선 설훈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지금이라도 당대표를 내놓고, 나(이 대표 자신) 때문에 당이 곤란한 처지에 빠지는 걸 막기 위해서라도 혼자 대처할 수 있다(면 사퇴해야 한다)"며 "명명백백히 결백하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이 대표를 향해 "비겁하게 숨지 않을 걸로 믿고 싶다"며 소환에 응할 것을 압박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가 거대 의석의 방패막이 뒤에 잠시 몸을 숨겨볼 순 있어도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 진실 앞에 이제라도 겸허히 마주하라"며 "검찰 수사 과정상 필요시 피의자에게 소환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라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이 대표는 갑자기 '야당 파괴' '정적 제거' 운운하고 있다.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면서 "거짓 선동으로 진실을 덮을 수는 없다. 이 대표나 민주당 지도부가 '정적 제거'를 입 밖으로 내뱉는 저열함은 국민의 공분만 더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이날 "대장동 가지고 몇 년 가까이 탈탈 털더니 이제는 무혐의 났던 (성남)FC 광고한 것 가지고 저를 소환하겠다고 한다"고 윤석열 정부와 검찰을 비난했다. 이어 "이재명이 그렇게 무섭냐고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대표 주장은 틀린 얘기다. 형사 절차에서는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해야 확실한 '무혐의 처분'이다. 분당경찰서는 2021년 9월 이 사건을 '무혐의 처분'으로 검찰에 넘겼지만 수원지검은 지난 2월 7일 부장검사 전원회의에서 "경찰에서 '무혐의 처분'으로 넘긴 해당 사건에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며 성남지청에 보완수사를 하라고 지시했다. 형사 절차에서 경찰이 수사 후 검찰에 '무혐의 처분' 의견으로 송치하더라도 검찰이 보완수사를 재지시하는 사례는 흔하다.
[서동철 기자 / 전경운 기자 /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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