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보극 뺨치는 訪美…열차타고 폴란드 거쳐 美공군기로 입국
21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첩보영화를 방불케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극비리에 추진됐고 최고 수준의 보안과 철통같은 엄호 속에 진행됐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된 지 300일 만에 처음으로 전투 현장을 비우고 우크라이나에서 8000㎞가량 떨어진 워싱턴DC를 방문하는 상황을 고려해 나온 조치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알린 공식 발표도 이날 오전 1시에 이뤄졌다. 같은 날 오후 2시에 열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환영식을 13시간 남겨두고 미국과 우크라이나에서 동시에 나왔다.
방문 논의도 최측근에게만 정보가 공유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두 정상은 지난 11일 통화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 가능성을 처음으로 논의했으며, 미국행을 3일 앞둔 18일에야 최종 확정됐다는 게 백악관 설명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동 수단과 경로도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지만, 폴란드까지 열차로 이동해 미군 수송기에 탑승한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폴란드 프셰미실 기차역에서 이동하는 모습이 현지 언론인 TVN24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그는 기차를 뒤로하고 경호를 받으면서 걸어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탑승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태운 비행기는 미국 공군 수송기 C-40B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비행기 코드명이 'SAM910'인 이 항공기의 이동이 비행경로추적 사이트 등에 한때 노출됐다가 사라졌고, 그린란드 해안을 지날 때 잠깐 다시 노출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태운 군용기가 북해에 진입하자 영국 서퍽 밀든홀 공군기지에서 미 공군 F-15E 전투기가 긴급 발진해 엄호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1941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과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만남을 떠올리게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AP통신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깜짝 미국 방문은 1941년 12월 22일 처칠 전 총리가 진주만 공습 이후 루스벨트 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워싱턴에 착륙했을 때를 떠올리게 한다"고 전했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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