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업가치 최소 4000억 … 보령바이오파마 매각 추진
공개입찰대신 후보 개별접촉
오너3세 승계자금 확보 나서
IPO 불발되자 매각으로 선회
보령제약그룹의 자회사 '보령바이오파마'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오너 일가의 승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외형 실적이 빼어난 편이어서 동종 업체들의 관심이 높은 분위기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그룹은 보령바이오파마를 매각하기 위해 삼일PwC를 주관사로 선정했다. 공개 입찰을 밟지 않고 잠재 인수 후보군과 개별적으로 접촉하고 있다. 이번 거래 대상은 보령파트너스와 그룹 오너 일가, 투자자들이 보유한 보령바이오파마 지분 100%다. IB업계에선 매각 가격이 4000억~5000억원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1991년 설립된 보령바이오파마는 보령그룹에서 신약 개발을 담당하며 국내 최초로 경구용 장티푸스 백신을 개발해 입지를 다졌다. 충북 진천 공장에서 수액제와 일본뇌염, 인플루엔자, 간염, 장티푸스 백신 등을 생산한다. 코로나19 국면에서 보령바이오파마는 백신 전문회사로 나름의 입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보령바이오파마 매출액은 1391억원, 영업이익은 198억원으로, 직전년 동기보다 각각 29%, 75%가량 증가했다.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는데도 경영권을 매각하는 건 승계 이슈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룹 3세 김정균 대표가 보령홀딩스의 최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실탄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김 대표는 그룹의 지주사 격이라 할 수 있는 보령홀딩스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지분 승계만 이뤄지면 승계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하게 되는 것이다. 보령바이오파마 최대 주주는 지분 69.3%를 소유한 보령파트너스다. 보령파트너스는 김 대표와 특수관계자들이 지분 전량을 보유한 회사다. 사실상 김 대표가 보령바이오파마의 실질적인 소유자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룹 차원에서 매각을 추진하는 데는 상장이 어려워진 영향도 크다. 앞서 보령바이오파마는 코스닥에 상장하기 위해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하지만 지지부진한 증시 상황에 투자자 심리까지 얼어붙으며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 어렵게 됐다. 김 대표 입장에서 승계 자금 마련이 시급한 만큼 IPO와 매각을 동시에 추진하게 된 것이다.
앞서 보령바이오파마는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티그리스인베스트먼트 등을 주주로 맞아 4000억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매각 측은 당시 책정된 몸값을 근거로 최소 6000억원 수준의 가격을 인정받길 희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녹십자에서 균주를 가지고 왔을 뿐 자체적으로 균주를 보유하지 않은 기업"이라며 "가격 눈높이 차이를 얼마나 좁히는지가 거래 성사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령바이오파마 매각과 관련해 보령 관계자는 "말씀드릴 사항이 없다"고 답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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