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기업 구조조정 큰장" 국내 IB 조직개편 속도전

강두순 기자(dskang@mk.co.kr), 조윤희 기자(choyh@mk.co.kr) 2022. 12. 2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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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IPO·채권 실적악화에
인수합병 거래마저 초토화
기업금융 영업조직 확대해
대기업 접점늘려 생존 모색
글로벌 IB부문 새로 만들어
해외 기업으로 눈돌리기도

금융 시장 변동성 확대로 직격탄을 맞은 국내 주요 증권사 투자은행(IB)들이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올해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경제 상황에 맞춰 신사업 기회 발굴에 나서기 위해서다.

국내 IB들은 올 한 해 가파른 금리 상승과 증시 침체 여파로 실적 부진이 불가피해 보인다. 기업공개(IPO) 시장은 실적이 반 토막 났고, 채권 발행도 급감했다. 수년간 호황을 누리던 인수·합병(M&A) 시장 역시 가라앉으면서 인수금융과 자문 업무 실적 또한 부진이 예상된다. 내년엔 경기 침체에 따른 기업 구조조정 본격화 등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고 관련 조직을 강화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22일 IB 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IB 출신의 이재현 부사장(IB1 부문장)을 새 수장으로 맞이한 삼성증권 IB 조직은 최근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세일즈&트레이드(S&T) 부문 내 자기자본투자(PI) 조직을 IB1 부문 밑으로 가져오면서 이 부사장이 직접 챙기게 됐다. 신설한 IB솔루션본부는 IB커버리지팀과 IB솔루션팀으로 구성된다. 자문본부는 기존 IB 조직 내 M&A팀의 역할을 흡수하게 됐다.

M&A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인 이 부사장이 국내 M&A 시장에서 삼성증권의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골드만삭스의 PI 조직인 골드만PIA에서 굵직한 투자 이력을 쌓았던 경험을 어떻게 살릴지 이목이 집중된다. 이 부사장은 2014년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에 400억원을 투자해 기업가치 대비 20배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배영규 전무가 이끄는 한국투자증권 IB그룹도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조직에 변화를 주는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한투증권 IB그룹은 기존 3개 본부에서 4개 본부로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기업공개(IPO) 및 PI본부와 M&A·인수금융본부 조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반면 기존 커버리지본부는 2개 조직으로 확대해 대기업 영업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주요 그룹사와 기업의 접점을 좀 더 긴밀하게 가져가는 한편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적극적으로 살피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신한투자증권도 IB 사업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 신한금융그룹의 IB 관련 매트릭스 조직인 GIB(글로벌&그룹 투자은행)를 통해 여러 계열사 간 협력을 펼쳐온 신한투자증권은 GIB 총괄인 김상태 사장을 단독 대표로 임명해 변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전통 IB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기업 구조조정·M&A 자문 등 사업 확대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차전지를 비롯한 신성장 산업 등에 관한 기업 접점을 늘리는 등 커버리지 조직을 한층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조직 개편에서 IB사업부를 전문 분야에 따라 재편하고 PI사업부를 신설했다. 글로벌 IB사업부와 글로벌 IB 부문을 새로 만든 점은 이번 조직 개편의 주요 사항으로 꼽힌다. 전 세계 부동산과 대체투자 등을 수행하는 IB1총괄 조직에서 해외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들 사업부는 기존 IB1총괄을 지내던 조웅기 부회장이 맡기로 했다.

윤병운 IB1사업부 대표가 이끄는 NH투자증권은 내년에 기업들의 사업구조 재편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IB 부문 내에 투자금융 부서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주현 상무가 그대로 투자금융본부장을 맡으며 부서를 1부와 2부로 나눈다. KB증권은 김성현 사장이 연임되면서 내년에도 IB 3본부 체제를 유지하는 한편 조직의 효율성을 개선하는 데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강두순 기자 /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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