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골퍼 한 명만…허리띠 졸라매는 기업들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2. 12. 2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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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계 이적시장 한파
경기침체에 긴축 경영 돌입
선수들 몸값 너무 높아 부담
골프단 창단 미루거나 취소
박민지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골프계 스토브리그도 얼어붙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훈풍이 불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등 선수들의 후원에 허리띠를 졸라매는 기업이 많아졌다.

각 투어에서 우승 등을 차지하며 인지도가 높은 상위권 선수들 상황은 그나마 괜찮다. 박민지(24)와 이소미(23), 서요섭(26) 등 올해 스토브리그 최대어로 꼽히는 선수들은 대부분 재계약 또는 새로운 스폰서와의 사인만 남겨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한 명인 박현경(22)은 한국토지신탁과 재계약에 합의했다. 2020년부터 한국토지신탁 모자를 쓰고 필드를 누비고 있는 박현경은 2025년까지 동행을 이어가게 됐다.

문제는 중간급 선수다. 예년과 같았으면 이미 여러 기업에서 영입 제안을 받았겠지만 올해는 다르다. KLPGA 투어와 코리안투어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낸 몇몇 선수도 아직까지 후원사를 찾지 못했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올해는 앞선 시즌과 다르게 대부분 기업이 확실하게 홍보 효과를 낼 수 있는 스타 선수 한 명을 영입하고 있다"며 "선수 후원에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이 줄어들면서 기업들의 선수 후원 방향이 바뀐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현경

최근 대세였던 골프단 창단 소식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개인 종목인 골프에서 팀처럼 골프단을 운영하는 건 한국에만 있다. 골프 인기가 급등한 최근 2년간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뛰어들어 대회, 선수 후원 등 다양한 방면으로 마케팅을 펼치면서 골프단이 급증했다. 2020년 이후 창단된 골프단만 해도 15개가 넘는다. 그러나 올해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몇몇 기업은 골프단 창단을 결정했다가 경제 한파 여파로 잠정 연기하거나 재검토하고 있다.

한 골프단 관계자는 "선수단을 운영하면 선수 계약금 외에도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이 많아 당분간은 골프단을 창단하는 기업이 적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남녀노소를 다 잡을 수 있는 유일한 종목이 골프인 만큼 여전히 골프 마케팅에 대한 기업의 만족도가 높다. 경제가 좋아지면 다시 골프단 운영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침체에도 많은 관심을 받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아마추어 선수다. 올해부터 아마추어 선수와 후원 계약을 맺을 수 있게 되면서 여러 기업이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업이 아마추어 선수를 영입 대상으로 삼는 가장 큰 이유는 선점 효과다. 잠재력이 뛰어난 아마추어 선수를 저렴한 비용에 후원할 수 있어 여러 기업이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아마추어 선수를 찾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한 골프계 관계자는 "브랜드 노출 효과가 크지 않아도 아마추어 선수 후원을 결정하는 기업이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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