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국회의원 갑질과 특권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재임 시절 국회에서 '총리님' '장관님' 호칭하며 예의를 갖춰 질의하는 의원들에 대해선 "의원님께서는…"이라는 식으로 깍듯이 예우했다. 반면 막말하는 의원들에게는 "의원께서는…"으로 호칭했다. 덩달아 흥분해 맞대응하면 품위를 잃게 되고 국회 설득도 어렵기 때문에 답변은 부드럽게 하되 '님' 호칭만 달리한 것이다. 각료를 부하 다루듯 하는 의원들의 횡포에 대한 나름의 응징이었던 셈이다.
국회의원 신분을 앞세운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의 갑질과 추태가 가관이다. 의사 출신인 신현영 민주당 의원은 '이태원 참사' 다음 날 새벽 명지병원 재난의료지원팀(DMAT) '닥터카'를 자택으로 불러 자신을 태우게 했다. 이로 인해 의료지원팀은 더 많은 생명을 구조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허비했다. 게다가 신 의원은 현장에서 자신의 얼굴이 나오는 사진만 여러 장 찍고선 15분여 만에 떠났다. 참사를 홍보 도구로 이용한 것이다. 그런데도 사과도 하지 않고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위에서만 물러났다. 후안무치가 따로 없다.
김의겸 의원은 사실 확인도 없이 '윤석열·한동훈 심야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다. 허위 폭로로 드러났지만 사과는커녕 "그날로 돌아가도 같은 질문을 하겠다"고 되레 큰소리쳤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김건희 여사가 캄보디아에서 심장병 환아 집을 방문해 찍은 사진을 놓고 '빈곤 포르노'라고 대놓고 조롱했다. 윤 정부에 대해 꼬투리 잡는 수준을 넘어 악의적인 음해마저 서슴지 않은 것이다. 이들이 이처럼 '아니면 말고'식 주장을 쏟아내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면책특권' 탓이 크다.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사법처리 방패막으로 내세운 이재명 대표도 도긴개긴이다.
국민 대표로서 갖게 된 막강한 권한을 사리사욕에 쓰는 것은 정치 모리배나 할 짓이다. 공자는 "자기 자신을 바르게 할 수 없다면 어떻게 다른 사람을 바르게 하겠느냐"고 했다. 국민 얼굴에 먹칠하고 국회 품격까지 해치는 몰지각한 의원들의 대오각성이 필요하다.
[박정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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