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장르물 이미 차고 넘쳐"…김남길·이다희·차은우 '아일랜드', 차별점은 '제주도'
배종 감독 "장르물 차고 넘쳐, '아일랜드'엔 신화적 느낌 더해"
김남길 "판타지 액션 연기, 어려웠다"
이다희 "전작서 상처…절실했다"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티빙이 25년 전에 탄생한 만화 '아일랜드'를 오리지널 시리즈로 선보인다. 김남길, 이다희, 차은우, 성준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배종 감독은 완성도 높은 CG 장면을 만들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22일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아일랜드'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배종 감독과 배우 김남길, 이다희, 차은우, 성준이 참석했다.
'아일랜드'는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악에 대항해 싸워야 하는 운명을 가진 인물들의 여정을 그린 드라마로, 동명의 만화·웹툰이 원작이다. 파트1과 파트2로 나눠 각각 6부씩 공개된다. 국내에서는 티빙, 글로벌로는 아마존프라임비디오를 통해 전 세계 공급된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 '조작된 도시' 등의 배종 감독은 "저에게 첫 드라마다. 이 드라마를 하기 전에 작품 선정에 나름의 원칙이 있었다. 인기 있는 원작이 있는 건 하지 않는다는 거다. 왜냐하면 잘 만들어도 욕먹기 때문이다. '아일랜드' 제안이 왔을 때 거절할 마음으로 찾아뵈었다. 절대반지처럼 끼면 안 되는데 끼고 싶은 강력한 유혹이 있었다. 정신 차려 보니 촬영 끝났고 후반작업도 하고 있더라"고 밝혔다.
배종 감독은 큰 인기를 끌었던 원작의 드라마화를 하면서 "표현적으로 크리쳐 액션물 쪽으로 간다. 이걸 시리즈로 가야한다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제목이 '아일랜드'인 만큼 제주도를 뺄 수 없었다. 이 이야기의 중요 키워드는 제주도였다. 관광지 제주도는 밝고 즐겁고 아름다운 곳인데, 여기에 접목시키며 제주의 슬픈 기억을 가져왔다. 과거에 유배지였고 4·3사건도 있지 않았나. 제주 낮의 밝음과 밤의 어두움, 동양과 서양의 대비, 양면성을 가져가면 원작보다 훨씬 재밌을 거라 생각했다. 밝은 웃음, 경쾌한 액션 이면에 슬픔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남길은 인간이면서 괴물인 불멸의 존재, 반인반요 반 역을 맡았다. 김남길은 "오래 전부터 만화 '아일랜드'의 열렬한 팬이었다. 저도 제안이 왔을 때 두 번 정도 거절했다. 실사화한다는 게 좀 부담됐다. 드라마 산업이 발전됐다고 하더라도, 그렇다면 그전에 왜 '아일랜드'가 실사화 안 됐겠나 싶었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어 "원작이 인기가 많았던 만화고 마니아층도 확실하다. 잘해도 본전이라고 생각했다. 스스로도 잘 해낼 수 있단 자신이 없었다. 저를 포함해 원작 팬들에게 실망을 줄까 걱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님 말처럼 저도 정신 차려보니 배우들과 제주도에서 칼을 휘두르고 있더라"며 웃음을 안겼다.
김남길을 캐릭터에 대해 "반인반요라는 건 사람이면서 사람이지 않은 존재다. 매력적이다. 장르가 판타지다. 초자연적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그 전에 VFX, CG로 만든 작품은 많았지만 능력 자체를 CG에 의존한 작품은 처음이다. 외형적인 부분에 도움을 받았다. 원작에서는 왜 그런 인물인지 설정이 덜해서 드라마에서 그런 부분을 허용하는 부분에서 만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남길은 '아일랜드' 속 의상에 대해 "입은 슈트는 사연이 있다. 인과율의 사연이 있다. 그 옷을 입을 수밖에 없는 사연이 있다. 보시면서 왜 이렇게까지 한 벌만 입게 되는지, 그런 재미도 잇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배종 감독은 "원작에서는 어둡고 퇴폐적이다. 실사화 했을 때 오는 불편함이나 잘못하면 단선적인 면이 있을 거다. 좀 더 레이어를 주고 싶어서 그 안에 슬픔이 있다고 설정했다. 그 슬픔을 강력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그 슬픔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를 찾아보니 김남길이었다"고 캐스팅 비하인드를 전했다.
액션 연기에 대해 "이번에는 좀 어려웠다. 사람 대 사람이 아니었다. 능력의 합을 컴퓨터 그래픽에 많이 의존했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 드라마나 판타지적 요소가 있지만 리얼리티를 표방해서 갔다면 이번에 판타지 액션은 리얼리티를 좀 버렸다. 정서적 면은 리얼리티를 가져가되 능력 면에서는 컴퓨터 그래픽의 도움을 받았다. 어떻게 구현될지 궁금증도 있었고 찍으면서 헷갈리는 부분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다희는 세계적인 재벌가 대한그룹의 유일한 후계자 미호로 분했다. 이다희는 "저한테 절실했던 작품이다. 혹시나 원작을 망치면 어떡하지 생각보다는 이 작품을 꼭 해서 미호를 잘 그려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에 촬영하면서 미호를 잘 그려낼 수 있을까 생각도 했다. 처음에 절실함, 간절감,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밝혔다. 김남길은 "재벌집 막내딸"이라고 설명해 웃음을 안겼다.
이다희는 '절실함이 어떤 것이었냐'는 물음에 "당시에 작품이 끝나고 공백이 있었다. 전작이 라이브한 액션물이었다. 저는 도전한다고 했는데 시청자들은 이질감이 있었나 보더라. 저는 그런 글들에 상처를 받고 작품을 안 하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가 하기 전에 다른 배우가 예정돼 있던 걸로 알고 있다. 나도 잘할 수 있는데 아쉬움이 있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자리가 비워졌다. 적극적으로 이 역할을 해내고 싶었다"고 전했다. 또한 "미호 역할을 보고 웹툰도 찾아봤다. 그 전에 걸크러쉬 역할도 많이 했지만 내가 그려내는 미호를 상상해봤고 욕심이 났다. 꾸려진 캐스팅도 있고 감독님도 보지 않나. 김남길이라는 배우와 내가 같은 작품에 연기할 수 있다는 것도 있었다. 신기했다. 감독님을 만났는데 어렸을 때부터 동경하던 감독님이었다. 모든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있었다. 내 인생에 있어서 다시 못 올 작품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다희는 "작년 이맘때쯤 촬영해서 지금 울컥하기도 한다. 제주도에서 촬영했는데 그때는 제주도를 벗어나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지금은 그립다"고 전했다. 제주도 촬영 추억담을 묻자 이다희는 "제주도에서 축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남길) 오빠가 단합하는 자리를 마련해줬다. 현장에서 스태프들과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다희는 자신의 이미지가 "여리여리하진 않다"며 캐릭터와 "단편적인 면은 비슷할 거다.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지만 안으로는 따뜻하다. 반을 만나며 미호의 감정 변화가 생긴다. 그런 포인트에서 다채로운 색깔이 나온 것 같다"고 예고했다.
차은우는 바티칸 최연소 구마사제 출신 요한을 연기했다. 차은우는 "저는 만화보다 대본을 먼저 본 케이스다. 대본을 보고 요한이 끌렸다. 요한을 플레이해보고 싶었고 매력적인 친구여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때부터 감독님과 만나 뵙고 남길 형과도 얘기하다 보니 형이 같이 하자고 하더라. 감사한 마음으로 즐겁게 하게 됐다"고 말했다.
차은우는 "요한은 겉으로는 밝고 명랑하고 까불거리지만 안에는 슬프고 아픈 과거가 있다. 겉으론 밝아도 그 안에 슬픔이 내재된 느낌을 표현해보려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구마를 할 때만큼은 요한이 세다. 대비되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싶었다"며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극 중 요한은 요괴를 처단할 때 주무기로 칼을 쓴다. 차은우는 "요한이가 주로 성력으로 쓰는 스태프다. 스태프를 뽑아낸다"며 칼을 뽑아내는 동작을 보여줬다. 사제 역할에 대해 차은우는 "흔한 직업은 아니지 않나. 관련된 영화, 드라마를 찾아봤다. 당연히 (김남길) 형이 했던 '열혈사제'도 봤다"고 밝혔다. 이어 "사제들이 입는 옷이나 띠를 두르고 어느 방향으로 해야할지 어떤 느낌으로 인사해야할지 연구했다. 형의 조언 덕에 몸을 많이 쓰는 신도 수월하게 했다. 어떤 신을 찍고 있으면 형이 와서 '은우야 숨 쉬어'라고 하더라. 짧고 간단한 말이었지만 큰 힘이었다"고 전했다.
차은우는 사제 역할을 하며 라틴어, 이탈리아어 대사를 소화해야 했다. 배종 감독은 "긴 대사가 있다. 연기를 쫙 한다. 녹음실에서 대사 파트 담당자가 '은우 씨 너무 잘한다'더라. 검수를 받아야하지 않나. 이탈리아에서 온 배우가 있다. '하나도 못 알아듣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후시 녹음을 다시 와서 했다. 며칠 만에 외워 왔다. 습득력이 빠른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성준은 세상에서 버림받은 반인반요의 존재 궁탄 역으로 출연했다. 성준은 "'아일랜드'는 뜻깊고 큰 도전이었다. 제가 이제까지 해왔던 역할과는 달라서 걱정도 많았다. 액션물이어서 건강 문제도 있어서 잘 해낼 수 있을까 싶었다. 남길 형이 많이 응원하고 격려해주고 추천해줬다"고 전했다. 김남길을 "사실 '얼른 도망쳐' 했는데 다들 잘 말씀해주시는 것 같다"며 쑥스러워했다.
성준은 "궁탄은 순수하고 본능적이라고 생각했다. 본능적으로 어떻게 나쁠 수 있느냐, 어떤 나쁨을 표현해야 할까, 어떻게 슬픔과 공허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방법적인 면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반인반요의 존재를 표현하기 위해 흰색 머리를 한 성준은 "탈색을 7번 정도 해서 7개월 정도 유지했다. 두피에도 문제가 생기긴 했지만 저는 좋았다"고 말했다. 김남길은 "촬영 끝나고 숙소에 왔다가고 하면 분명 사람이 왔는데 강아지가 왔다갔나 싶을 정도였다"며 웃음을 안겼다.
'아일랜드'만의 차별점에 대해 배종 감독은 "요괴, 장르물은 이미 차고 넘친다. 굳이 이 시기에 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장르를 하긴 어렵다. 그래서 약간만 비틀기를 한다. 이 요괴 장르에 제주도가 가진 신화적 느낌을 주면 어떨까 제안했다. 우리 작품은 요괴물이지만 신화를 섞었다. 예를 들면 '원령공주'의 느낌이 포함되는 거다. 원작 팬들에겐 불편할 수 있지만 대다수 시청자들에겐 새로운 경험으로 느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남길은 "장르물의 화려함, VFX에서 도움을 받은 부분"을 볼거리로 꼽았다.
CG 작업에 대해 배종 감독은 "CG는 지금까지도 계속 손을 보고 있다. 영화에서 구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난이도다. 부끄럽지 않게 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시간과 돈의 싸움인데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쉬울 수 있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만족스러운 상태로 공개될 것"이라며 현재 CG의 미흡함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남길은 "CG는 돈과 시간이라더라. 돈과 시간을 할애해야 완벽한 CG를 할 수 있다. 모든 부분이 계획대로 되진 않는다. 그런 부분에서 고민이 있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아일랜드'는 오는 30일 공개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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