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달력에도 안 보이는 北 김정은 생일, 왜?

유대근 2022. 12. 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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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생일(1월 8일)은 내년에도 북한의 기념일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민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생일을 국경일로 지정한다는 건 우상화 작업의 일종인데 이를 위해서는 우선 출생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면서 "북한 내부에서는 백두산 아래 삼지연시를 김 위원장의 출생지로 내세우려고 공들여왔지만 아직 서사가 완성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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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한 선전전 강화할 것"이라는 예측과 달라 
 전문가 "출생지 선정 등 우상화 사전작업 못 끝낸 듯" 
김정은이 만 40세 되는 2023년에 국경일 지정 가능성
북한이 '백두혈통의 뿌리' 삼지연시를 홍보하기 위해 제작한 지난해 달력 표지.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생일(1월 8일)은 내년에도 북한의 기념일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2012년 이후 집권 12년 차를 맞아 김 위원장 우상화에 열을 올리고 선전전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우상화 작업의 토대가 되는 서사(스토리)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데다 경제난 탓에 자축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2일 외교가에 따르면 북한 외국문 출판사는 2023년 달력을 최근 발행해 중국 접경지역에 유통하고 있다. 소식통은 "김정은 생일에 아무 표시도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할아버지 김일성(4월 15일)과 아버지 김정일(2월 16일) 생일을 각각 태양절과 광명성절로 표기해 국경일로 기념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김 위원장 생일이 달력 '빨간 날'에 포함되지 않은 건 당초 예측과 차이가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은 지난 16일 '2023년도 한반도 정세 전망'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내년에는 김정은을 '수령'의 지위로 끌어올리기 위해 선전전의 고삐를 바짝 조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은이 김일성과 동급으로 올라선다는 것이다.


최고지도자 생일엔 선물 '하사'..."내년 경제난 탓에 어려워"

북한은 왜 미적대는 것일까. 탈북민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생일을 국경일로 지정한다는 건 우상화 작업의 일종인데 이를 위해서는 우선 출생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면서 “북한 내부에서는 백두산 아래 삼지연시를 김 위원장의 출생지로 내세우려고 공들여왔지만 아직 서사가 완성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예컨대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백두산 밀영(유격대의 비밀 장소)에서 태어났다고 선전해왔다. ‘백두혈통’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북한의 경제난도 국경일 지정에 걸림돌이다. 통상 최고지도자 생일에는 당 고위층과 주민들에게 선물을 ‘하사’한다. 군과 당의 간부에게는 고급시계, 금도장 같은 사치품을 주고 주민들에게는 식용유나 술, 해산물 등을 배급하는 식이다. 하지만 내년 북한은 '고난의 행군' 이후 최악의 식량난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김 위원장(1984년생)이 40세가 되는 2024년에서야 생일이 국경일로 지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정일의 경우 40세를 맞아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았다. 안 소장은 "내년에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핵·미사일 기술을 궤도 위에 올리고,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이라고 선전하는 동서대운하(동해와 서해를 연결하는 운하)를 착공한 뒤에 본격적인 우상화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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