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노출된 부모 유전자, 자녀에게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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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방사선에 노출되면 자녀에게도 유전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욘 슈마허 독일 쾰른대 노화 및 질환 유전자 항상성 연구소 교수팀은 방사선에 노출된 정자가 손상된 상태로 자손에게 전달된다는 사실을 발견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12월 21일(현지시간)자에 발표했다.
반면 암컷화된 선충이 낳은 알은 방사선에 의해 유전자가 손상돼도 이를 정확히 복구했다.
만약 방사선 노출로 유전자가 너무 많이 손상된 경우 고치지 않고 제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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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방사선에 노출되면 자녀에게도 유전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방사선 손상의 경우 엄마보다는 아빠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비욘 슈마허 독일 쾰른대 노화 및 질환 유전자 항상성 연구소 교수팀은 방사선에 노출된 정자가 손상된 상태로 자손에게 전달된다는 사실을 발견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12월 21일(현지시간)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예쁜꼬마선충(Caenorhabditis elegans)을 방사선에 노출시킨 뒤 세대를 거치며 변화를 살폈다. 예쁜꼬마선충은 해부학적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고 수명이 3주 정도로 짧아 세대에 걸친 영향을 평가하기에 적합한 동물이다.
다만 예쁜꼬마선충은 암컷과 수컷이 아닌 자웅동체(염색체 XX)와 수컷(염색체 XO)으로 나뉘어 있기에 암컷과 수컷의 영향을 따로 살피기 위해 연구팀은 자웅동체에서 암컷화 되도록 돌연변이를 유도해 실험에 사용했다.
그 결과 방사선에 한 번 손상된 수컷의 정자는 다시 회복하지 못했고 그대로 자손에게 전달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반면 암컷화된 선충이 낳은 알은 방사선에 의해 유전자가 손상돼도 이를 정확히 복구했다. 만약 방사선 노출로 유전자가 너무 많이 손상된 경우 고치지 않고 제거하기도 했다.
난자가 방사선에 의해 손상된 정자와 수정하는 경우 난자 속에 있는 복구 메커니즘이 발동해 DNA를 복구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복구 메커니즘이 부정확해 손상된 DNA가 무작위로 붙는 현상이 일어났다. 이렇게 생긴 유전자의 구조적 변화는 자손이 생존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발달에 치명적인 결함을 만든다.
연구팀은 예쁜꼬마선충에서 얻은 결과가 인간에게도 적용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1000명 이상의 인간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인간에게서도 동일한 유전자의 구조적 변이와 무작위로 조합된 염색체를 발견했다. 인간의 경우에도 이런 유전자는 부계 유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슈마허 교수는 "부계 생식계열에서 발생하는 염색체의 구조적 변이는 자폐증 및 정신분열증 같은 장애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미 성숙된 인간의 정자를 방사선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방사선 치료나 화학 요법 등으로 방사선 손상이 일어날 수 있는데 이를 새로운 정자로 대체하려면 약 2개월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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