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에서 생명 품은 겨울나무의 민낯이란···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소복하게 눈이 쌓인, 외롭지만 어딘가 포근해 보이는 나무.
'겨울나무'라 하면 흔히 이런 이미지를 떠올릴 테다.
신간 '겨울나무'는 말 그대로 나뭇잎이나 열매가 없는 한겨울 나무의 이름을 알기 위해 참고할 수 있도록 겨울눈 사진을 상세히 담은 식물도감이다.
겨울눈이나 소지(1년생 가지)를 두고 외양의 특징이나 털의 유무를 따지는 데만 그쳤던 기존 도감과는 달리 겨울나무가 봄을 맞이해 겨울눈에서 움을 틔우는 과정까지 포착하려 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소복하게 눈이 쌓인, 외롭지만 어딘가 포근해 보이는 나무. ‘겨울나무’라 하면 흔히 이런 이미지를 떠올릴 테다. 그러나 정작 한겨울에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만 남는다. 겨울눈(bud)만 남긴 채.
신간 ‘겨울나무’는 말 그대로 나뭇잎이나 열매가 없는 한겨울 나무의 이름을 알기 위해 참고할 수 있도록 겨울눈 사진을 상세히 담은 식물도감이다. 세 명의 저자가 책을 완성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11년. 한반도의 낙엽수 434종과 상록수 108종을 파헤친 3,200여 장의 사진이 실렸다.
사진 대부분이 한겨울에 식물의 자생지에서 직접 촬영한 것이며 일부 실내 촬영도 병행했다. 겨울눈을 면도칼로 자른 종단면 사진까지 싣는 등 디테일도 돋보인다. 겨울눈이나 소지(1년생 가지)를 두고 외양의 특징이나 털의 유무를 따지는 데만 그쳤던 기존 도감과는 달리 겨울나무가 봄을 맞이해 겨울눈에서 움을 틔우는 과정까지 포착하려 했다.
일반인에겐 도감에 실린 설명들이 마치 '외계어'처럼 느껴질 수 있다. 대중서보다는 숲 해설가 등 관련 종사자에게 필요한 실용서에 가깝다. 그럼에도 겨울나무에 대한 생생한 기록이 판에 박힌 겨울나무의 이미지에 대한 반박으로 읽혀 흥미롭다.
저자들은 책머리에 나무가 겨울을 이겨내 살아가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적는다. "그저 겨울이라는 혹독한 환경이 아직 나무를 죽이지 않았기에 계속 버티며 사는 것일 뿐이다." 혹한의 자연조건을 묵묵히 견디며 봄이 오면 기적처럼 화사한 꽃을 피어내는 겨울나무에 대한 인간의 찬사는 '나무로 가장한 인간의 이야기일 뿐'이라는 말이다. 저자 김태영 자연생태연구가는 “사람의 입장에서 식별 도구로만 겨울눈을 바라봐 온 기존 관점에서 벗어나 생태적 입장에서 겨울눈이 앞으로 자라서 어떻게 되느냐를 고찰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근아 기자 galee@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윤 대통령의 길어진 발언... 자신감 반영? 만기친람 전조?
- 제주 유명식당 사장 살인사건… 2000만 원 받고 ‘청부 살해’
- 박수홍 23세 연하 아내, 뽀뽀 후 '편집' 언급에 "뭐 어때?"
- 이재명, 검찰 소환 통보에 “내가 그렇게 무섭나”
- [단독] "배상윤 회장의 돈 세탁기였나" CB폭탄 돌리기 피해자의 절규
- 민진웅·노수산나, 공개 열애 마침표 "지난해 결별"
- 불도저와 벽화 사이... '갈 지(之)자' 오간 ‘낡은 집’ 정책 20년
- 이일화, 박보검과 열애설에 해명…스캔들 전말은? ('라스')
- 푸틴 한 사람 때문에… 무고한 24만 명이 스러졌다[숫자로 본 비극]
- 군산서 중학생이 교사 얼굴 등 수차례 폭행... 고소장 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