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 우크라 공격 이란산 드론에 미국 부품 사용된 경위 조사 TF 가동

박효재 기자 2022. 12. 22. 16:5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란이 만든 자폭 드론. AFP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사용한 이란산 드론에 어떻게 미국과 서방에서 만든 부품이 들어갈 수 있었는지 조사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해당 TF는 서방의 오랜 제재에도 이란이 서방의 기술력을 활용하고 이를 다시 러시아에 전수하게 된 과정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바이든 정부가 국무부와 국방부, 재무부를 아우르는 범부처 TF를 구성해 이란제 드론에 미국산 초소형 전자공학 부품을 포함한 고성능 부품이 적용된 경위 파악에 나섰다고 CNN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의 무기감시단체 분쟁 군비연구소(CAR)는 지난달 우크라이나군이 격추한 이란제 드론을 조사한 결과 전체 부품의 82%가 미국 기업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발표했다. CAR은 13개국 70개 이상 생산업체의 부품이 이란제 드론에 적용됐다고 밝혔다. 일부 드론에는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 중 하나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의 프로세서와 캐나다 봄바디어사의 엔진이 탑재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CNN은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지난달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이 검토한 자료를 인용해 이란 드론 부품의 약 75%가 미국산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이 연구 결과가 TF 발족을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러시아가 이란의 드론 제조 기술을 물려받아 자국에 드론 생산 공장을 열 계획이라고 미 정보당국이 판단한 이후 최근 관련 예비 조사가 강화됐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사용한 이란산 드론에 부품이 쓰인 기업들은 이란으로 직접 수출을 부인하고 있다. 반도체를 포함한 초소형 전자공학 부품 관련 업체들이 제품 수출을 위해 제3국 판매업자들에게 많이 의존하고 있는 만큼 이를 추적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들 회사의 많은 제품이 이미 민간 목적으로 상용화되었기 때문에 추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방 제품의 모조품을 양산하는 중국이 이란의 기술 공급원일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미국 워싱턴 소재 과학국제안보연구소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중국으로부터 서방산과 거의 같은 복제 부품을 살 수 있다. 보고서는 “이란이 러시아군에 드론을 제조해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국이 이전에 평가된 것보다 더 큰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차별 드론 공격으로 피해가 확산한다는 점에서 조사의 중요성은 한층 커지고 있다. 지난 19일 키이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러시아의 드론 공습으로 정전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당국은 자국 주요 원전 상공에서도 러시아군의 자폭 드론이 목격되는 등 원전의 안전도 위협받았다고 주장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