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기업 6년 만에 감소…62%가 ‘소규모·생계형’
지난해 신생기업 수가 6년 만에 처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신생률은 하락했고, 신생기업 10곳 중 3곳 이상은 1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신생기업 대부분은 소규모·생계형 자영업 비중이 높아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갈 수록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기업생멸 행정통계’를 보면 지난해 새롭게 경제활동을 시작해 매출을 내거나 상용근로자를 고용한 신생기업은 102만2000개로 전년보다 3만6000개(-3.4%) 줄었다. 신생기업 수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발생했던 2015년(-3.5%)이후 처음이다. 활동기업 가운데 신생기업 비율을 나타내는 기업 신생률(14.5%)도 1년 전보다 1%포인트 감소했다. 신생기업 종사자는 143만8000명으로 2.7% 줄었다.
코로나19로 타격이 컸던 숙박·음식점업 신생기업이 전년 대비 4.2% 감소했다. 사업시설 관리업(-15.6%)과 부동산업(-16.6%)이 큰 폭으로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특히 부동산 등록임대사업제 폐지로 부동산 신생기업이 크게 줄면서 전체 신생기업 수가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신생기업 대부분은 생계형 자영업이 차지했다. 지난해 전체 신생기업의 62.1%는 부동산업(25.0%), 도·소매업(22.6%), 숙박·음식점업(14.5%)로 집계됐다. 매출액 5000만원 미만 신생기업은 73만8000개로 전체 신생기업의 72.2%였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지난해 발표한 ‘한국 산업 역동성 진단과 미래 성장기반 구축’ 보고서에서 “고용 창출력이 높은 젊은 기업 비중이 추세적으로 하락하면서 경제의 일자리 창출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저부가, 소규모 등 생계형 자영업으로의 창업이 늘어나면서 고용의 질도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9년 신생기업 중 2020년까지 생존한 기업의 비율(1년 생존율)은 64.8%였다. 나머지 35.2%는 1년을 버티지 못하고 소멸했다. 산업별로 보면 전기·가스·증기(90.6%), 보건·사회복지(83.9%)의 1년 생존율이 높고 금융·보험업(52.5%), 사업시설관리(58.8%)는 낮았다. 2018년에 30%를 넘어선 5년 생존율은 여전히 30% 초반대에 머물러 있다. 2020년 기준 5년 생존률은 33.8%로 전년 대비 1.7%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소멸기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2020년 기준 소멸기업은 76만1000개로 전년 대비 2만5000개(3.4%) 증가했다. 소멸률은 11.2%로 전년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매출 규모가 작은 기업의 소멸이 두드러졌다. 매출액 5000만원 미만 소멸기업은 59만3000개로 전년에 견줘 7.2% 증가했다. 전체 소멸기업 중 77.9%가 매출 5000만원 미만이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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