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거래소도 韓서 채용공고…'K-블록체인' 눈독들이나

홍효진 기자 2022. 12. 2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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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들이 한국 인력 채용에 나서고 있다.

국내 블록체인 산업이 활성화되면서 세계 1위 거래소 바이낸스 등 글로벌 크립토 업계를 중심으로 한국 시장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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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링크드인' 홈페이지

해외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들이 한국 인력 채용에 나서고 있다. 국내 블록체인 산업이 활성화되면서 세계 1위 거래소 바이낸스 등 글로벌 크립토 업계를 중심으로 한국 시장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1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는 서울·인천 지역에서 근무하는 '커뮤니티·마케팅 매니저'(과장·부장급)를 채용 중이다. 바이낸스는 지난해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 시행에 따라 국내 사업을 중단하고, 공식 텔레그램 등 한국 내 소통 창구도 닫아둔 상태였다.

그럼에도 한국 시장을 향한 바이낸스의 '러브콜'은 이어지고 있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월 부산시와 블록체인 산업 육성 및 디지털거래소 설립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바이낸스가 거래소 설립에 필요한 기술·인프라 등을 지원하고 부산시는 바이낸스의 국내 진출에 대한 행정적 지원을 하는 게 골자다. 이어 10월엔 바이낸스 투자자 보호 조직인 '바이낸스 아카데미'가 국내 가상자산 분석 업체 쟁글과 웹3 교육 콘텐츠 사업 관련 협약을 맺기도 했다.

자오창펑 CEO는 지난달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웹서밋 콘퍼런스에서 "한국 규제에 따른 영업 등록(신고)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며 "한국은 아주 중요한 시장이다. 부산시와의 협약도 이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 국내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한국 시장은 IT 분야 등 전반적인 디지털 환경이 우수해 기술 인력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며 "시장이 활성화된 만큼 기술력이 집약된 한국을 눈독들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코인마켓캡 기준 세계 12위권 싱가포르 거래소 크립토닷컴 역시 서울 지역에서 근무할 'NFT(대체불가토큰) 수석 콘셉트 아티스트' '브랜드 디자이너' '모바일 디벨로퍼' 등 여러 부문에서 인력 채용에 나섰다. 채용된 이들은 NFT 프로젝트 기획 및 크립토닷컴의 전반적인 브랜딩 업무를 맡는다. 미국을 비롯해 한국·일본·홍콩·싱가포르 등에서 지사를 운영 중인 거래소 'OK코인'도 서울 근무 '프로덕트 매니저'를 채용 중이다. 프로덕트 매니저는 로드맵 기획 및 시장 현황 파악, 신제품 구상 등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창펑자오 바이낸스 CEO가 2019년 4월4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2회 분산경제포럼(디코노미2019)'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업계에선 국내 블록체인 산업이 활발해지면서 해외 업계 주목도가 높아졌다고 본다. 국내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거의 원화마켓에 한정돼 있어 글로벌 거래소들이 이 틈을 뚫고 진입하고 싶어 하는 분위기"라며 "주요 국가인 일본에 비해서도 상장 기준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일본은 가상자산 상장 여부를 금융당국이 직접 판단, 화이트리스트 등으로 관리해 심사를 통과해야 상장할 수 있다.

또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 역시 "최근 루나 사태 이후로 한국의 크립토 산업이 약세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실제 콘퍼런스나 밋업 등 글로벌 행사에서 한국의 위상은 여전히 높고 해외 벤처캐피탈(VC)들의 관심도 크다"며 "블록체인 산업 성장에 필요한 코인 유동성과 투자자들의 관심이나 기대치도 매우 높은 시장"이라고 전했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중국에서는 코인 거래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보유한 이들의 관심이 물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으로 몰리고 있다"며 "전반적인 크립토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어 거래 편의성도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바이낸스의 경우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 등 파생상품 서비스도 활발한데, 이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며 "국내에선 아직 파생금융상품 거래소가 없기 때문에 해외 업계에선 이에 대한 기본적인 수익성도 눈여겨보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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