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석·조승우·최재림? '오페라의 유령' 13년만 韓공연 확정
3월 부산 22년만 한국어 초연…서울 7월 개막 '2개 도시' 출격
그림자가 '지문' 수준이다. 절반의 베일을 벗은 '오페라의 유령' 새 캐스트에 뮤지컬 팬덤이 들썩이고 있다.
전 세계 1억4500만 명을 매혹 시킨 희대의 걸작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2023년 부산과 서울 2개 도시 한국어 공연을 확정 발표한 가운데, 22일에는 영광의 무대에 오르게 될 캐스트가 그림자 티저로 공개 돼 이목을 집중 시켰다.
이름과 얼굴을 명확하게 밝힌 것은 아니지만, 일단 팬텀 역은 그림자 만으로 전동석 조승우 최재림의 캐스팅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상황. 역대급 캐스트와 함께 돌아 올 '오페라의 유령'에 대한 기대감 또한 역대급으로 치솟고 있다.
13년 만에 돌아오는 '오페라의 유령' 한국어 공연은 2001년 초연, 2009년 재연 이후 세 번째다. 부산은 22년 만에 한국어 초연을 올린다. 3월 30일부터 6월 18일까지 드림씨어터에서 부산 공연을 마친 후, 서울 공연은 7월 14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 될 예정이다.
2001년 초연 이후 21년 간 단 두 차례만 성사된 한국어 프로덕션은 언제 공연될지 모를 '환영'과도 같은 작품이다. 공연 자체의 성사도 쉽지 않은 데다 초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 있는 시장의 규모, 오리지널과 동일한 최상의 프로덕션 퀄리티가 유지되어야 하는 까닭에 수년간 각국에 걸쳐 공연되는 월드투어보다 오히려 한국 단일 시장에서 공연되는 라이선스가 더 만나기 어려운 작품이 됐다.
실제 2009년 이후 뮤지컬을 접하기 시작한 관객들은 '오페라의 유령'을 직접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바, 신년 라인업이 발표될 때마다 '과연 한국어 공연은 언제 올 것인가'가 회자 되는 '상상 속 작품'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오디션과 13년 만의 한국어 공연 소식에 팬들의 뜨거운 반응이 쏟아진덴 그만한 이유가 있다. '희소성'으로 가치가 높은 한국어 공연은 매 번 한국 뮤지컬 산업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왔기에 더욱 기대감이 크다.
'오페라의 유령' 측에 따르면 한국어 공연의 세트, 의상 등은 웨스트 엔드,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의 오리지널 디자인과 스케일 그대로 제작된다. 1988년에 제작된 마리아 비욘슨의 오리지널 디자인의 비엔나 무대 세트에 업그레이드된 테크니컬 요소를 반영했다. 마스크는 3D 방식을 도입해 제작했으며 철저한 시대 고증을 통해 디자인 된 의상과 소품은 오리지널 크리에이터들이 참여하여 영국, 호주, 한국 3개국에서 제작한다.
또한 객석 위로 아찔하게 곤두박질치는 1톤의 샹들리에 연출을 비롯해 초연 당시 뮤지컬 전용 극장에서 느낄 수 있는 오리지널의 감동을 경험할 수 있다.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아름다운 명곡과 작품 본연의 클래식한 매력을 유지하면서 지금의 관객들도 공감할 수 있도록 윤색 작업을 거친다. 2001년 초연부터 프로덕션에 참여해 한국 프로덕션의 역사에 동행한 한국 제작진도 다수 합류하여 작품의 정통성을 이어간다.
특히 이번 '오페라의 유령'은 한국 뮤지컬 산업의 주요 거점 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는 부산에서 22년 만에 역사적인 한국어 초연으로 가장 먼저 공연 돼 색다른 의미를 더한다. 서울, 대구에 이어 세 번째 한국어 프로덕션이 공연되는 부산은 지난 2019년 월드투어에서 약 2개월간 10만 관객을 동원하며 '장기 공연이 가능한 지역'으로서 가능성을 확인 시켰다. 국내 뮤지컬 최대 전용관 드림씨어터에서 11주라는 지역 최장기 공연으로 함께 한다.
서울 공연은 국내 최초 뮤지컬 전용 극장이자 2009년 한국어 공연 당시 단일 프로덕션 최초 30만 돌파 기록을 세운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한국 프로덕션의 역사적으로도, 작품의 팬들에게도 의미가 깊은 귀환이다. '오페라의 유령' 측은 "클래식한 분위기로 작품과의 높은 싱크로율을 가진 공연장으로 웨스트 엔드, 브로드웨이와 동일한 규모의 무대 크기와 깊이 있는 공간감, 무대와 가까운 객석으로 전용관 같은 무대 연출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오페라의 유령'은 국내 뮤지컬 시장의 저변을 확대 시킨 상징적 작품으로 차원 다른 명성을 자랑한다. 2001년 초연 당시 지금도 경이로운 수치인 24만 관객을 동원해 뮤지컬 인구를 생성했고, 제작, 세일즈, 마케팅 등 공연 산업 전반의 최신 시스템을 국내에 도입해 뮤지컬의 산업화의 가능성을 알리며 한국 뮤지컬 산업의 시작점으로 자리매김했다.
2009년에는 33만 관객을 동원하며 단일 프로덕션 최초 3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전례 없는 이정표를 세워 스스로의 기록을 경신했다. 2012년 25주년 기념 내한 공연은 단 4차례 프로덕션으로 누적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9년 월드투어 역시 최초 서울, 부산, 대구 3개 도시 공연과 함께 팬데믹 속에서 유일하게 공연된 투어로 전 세계 뮤지컬사에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공동제작자 The Really Useful Group은 “2023년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75주년이자 한국어 프로덕션을 비롯해 최초의 만다린어 프로덕션 등 글로벌 프로젝트들이 기획 되고 있는 중요한 해다. 지난 20여 년 간 함께한 한국 관객과의 역사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으며, 모든 공연이 멈췄던 지난 팬데믹 기간 서울에서 유일한 월드투어가 공연되었던 것은 작품의 긴 역사 속에서도 큰 자랑으로 한국 관객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프로듀서인 에스앤코 신동원 대표는 “작품적, 프로듀서로도 꿈의 작품이기 때문에 감회가 더욱 남다르다. 한국 뮤지컬 산업 역사의 매 고비마다 성공했던 작품의 힘을 믿기에, 부산 한국어 초연과 지역 장기 공연을 제작할 수 있었다.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인 지금 공연 산업에서 절실히 기다려왔던 킬러 콘텐트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오페라의 유령'의 글로벌 명성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전 세계 1억4500만 명 관람, 188개 도시에서 17개 언어로 공연됐고, 1986년 런던, 1988년 뉴욕에서 초연 된 이래 웨스트 엔드와 브로드웨이에서 동시에 34년 넘게 연속 공연된 작품은 '오페라의 유령'이 유일하다. 2023년 웨스트 엔드 37주년, 브로드웨이 35주년을 맞이하며 기네스북 공인 연극·뮤지컬 포함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이라는 유일무이한 기록도 보유 중이다.
안(못) 본 사람은 있어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정도로 '오페라의 유령'은 상업적인 성공 뿐만 아니라 토니상, 올리비에상, 드라마 데스크 상을 비롯한 전 세계 유수의 어워즈 70여 개 부문 수상하는 등 대중성과 작품성 모두 갖추며 페노메논을 일으켰다. 세기를 넘어서 지금까지도 한 편의 작품 이상의 가치와 존재감을 통해 장르 자체를 대표하는 살아있는 신화가 됐다.
"신이 내린 선물"이라는 찬사를 받는 '오페라의 유령'은 거장의 주옥같은 음악과 드라마틱한 러브 스토리, 철저한 고증을 거친 아름다운 무대와 의상, 스펙터클한 특수 효과 등 환상적인 볼거리로 매혹 시킨다. 40피트의 컨테이너 20대 분량의 거대한 무대 세트, 화려하면서 정교한 의상, 17층 높이의 웅장한 파리 오페라 하우스, 가면 무도회, 자욱한 안개와 솟아 오르는 촛불과 함께 유령이 은신하는 신비한 지하 호수까지 감동의 명장면이 쉴 새 없이 펼쳐진다.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 '밤의 노래(The Music of The Night)' '생각해줘요(Think of Me)' '바램은 그것뿐(All I Ask of You)' 등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매혹적인 선율, 해롤드 프린스의 공연예술 장르의 정수를 보여주는 걸출한 연출, 질리언 린의 우아한 안무 등은 관객들을 황홀하고 신비한 세계로 안내한다. 특히 토니상을 수상한 프로덕션 디자이너 마리아 비욘슨이 구현한 디자인은 경이로운 '시대의 유산'으로 불린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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