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검찰 소환 통보에 “유례없는 폭거”···뒤숭숭한 민주당

김윤나영·윤승민·탁지영 기자 2022. 12. 2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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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경북 안동시 중앙신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지자와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22일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소환한 사실이 알려지자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제1야당 대표 소환은 사상 유례없는 폭거”라고 반발했으나, 이 대표의 검찰 출석 여부를 둘러싼 당내 의견이 분분하다. 이 대표는 검찰 출석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제1야당 대표를 소환하겠다는 것은 정치를 말살하겠다는 것이자 오로지 수사로 온 세상을 밀어붙이겠다는 폭력”이라며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폭압에 맞서 함께 싸우겠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성남FC 광고비 사건은 경찰이 3년 넘게 수사하고 지난해 불송치로 결론냈던 사건”이라며 “대장동 사건으로 엮어보려고 발버둥을 치다가 뜻대로 안 되자 케케묵은 사건을 끄집어내 재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검찰은 전날 이 대표 측에게 오는 28일 소환을 통보했다고 한다. 28일은 이 대표가 광주광역시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기로 한 날이다. 김 대변인은 “소환 통보도 무례하기 짝이 없다”며 “검찰이 어제 저녁 사전 조율 한번 없이 일선 당직자에게 팩스 한 장 보낸 게 전부”라고 했다.

이 대표 검찰 소환에 대한 당내 의견은 엇갈린다. 민주당 의원 상당수는 이 대표가 검찰 소환에 응해야 여론전에서도 밀리지 않는다고 본다. 이 대표가 불출석하면 검찰이 체포영장을 청구할 빌미만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친이재명계 의원은 “검찰이 대장동 사건으로는 연결고리가 없어서 부르기가 힘드니 성남FC 건으로 억지로 부른 것”이라며 “이 대표가 소환에 응해서 상황을 정면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국회에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제출할 명분을 주면 안 된다”며 “이 대표가 소환에 응해야 국민 앞에서 당당해진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검찰의 야당 탄압 수사에 응하면 안 된다는 반론도 있다. 한 친명계 의원은 “검찰이 제1야당 대표를 포토라인에 세워 망신 주려는 의도에 휘말리면 안 된다”며 “검찰이 정부·여당 지지율 반등을 위해 앞으로 대장동 사건, 백현동 사건 등 사사건건 트집을 잡아 이 대표를 소환하려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우리가 검찰 수사를 조작으로 규정했는데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일단 검찰이 통보한 오는 28일에는 소환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28일은 광주광역시 현장 최고위원회의 일정으로 응할 수 없고, 우리 내부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며 “서면 조사에 응할지 여부와 조사 일정도 협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노웅래 민주당 의원의 사례는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다. 노 의원이 검찰에 출석했는데도 검찰이 체포영장을 청구했기 때문이다. 법원이 임시회 회기 중에 국회에 체포동의 요구서를 제출한다면 민주당은 더 난처해질 수 있다. ‘방탄 이미지’를 감수하고라도 체포동의안을 부결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한 중진 의원은 “이 대표와 노 의원이 불체포 특권을 방패로 쓰려 한다면 당이 받는 리스크는 커진다”고 우려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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