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주도권 키우려면…“특화단지 만들어 집중 육성해야”

광물 안 나는 땅, ‘재활용’으로 돌파구
제조부터 재활용까지 ‘순환경제’ 구축
전문인력 절실…“산학연 연계해 육성”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급격히 성장하는 이차전지(배터리) 시장에서 글로벌 주도권을 키우려면 국내 특화단지를 조성해 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리 땅에서 배터리의 재료인 광물이 나지 않는다면 이미 사용한 배터리라도 다시 쓸 수 있도록 제조부터 재활용까지 순환경제를 구축하는 등 글로벌 경쟁 심화에 대비해 탄탄한 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김정재·한무경,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주최하고 포항시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이차전지 산업경쟁력 강화 포럼’이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송준호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박재범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박석준 에코프로CNG 대표, 이용필 산업통상자원부 소재융합산업정책관,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 박규영 포스텍 교수, 이영주 이차전지종합관리센터장, 이주현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기업지원본부장이 토론이 참여하고 있는 모습.(사진=김은경 기자)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정재·한무경(국민의힘)·김병욱(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 포항시 주관 ‘대한민국 이차전지 산업경쟁력 강화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이같이 강조했다.

이차전지 산업은 전기차 보급이 확산하며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이에 대응해 2030년 세계 시장 점유율 40%를 목표로 하는 ‘이차전지 산업 혁신전략’을 지난달 1일 내놨다. 배터리 얼라이언스를 출범하고 민·관이 힘을 합쳐 50조원 이상 국내 투자를 병행한다는 내용이다.

우리나라는 이차전지 제조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했으나 소재와 원자재 기반은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중국의 원료지배력이 매우 높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정제, 제련을 거친 배터리용 원료의 중국 비중은 리튬 65%, 니켈 35%, 코발트 65%, 흑연 70%에 이른다.

송준호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결국 우리나라는 광물이 없다”며 “2040~2050년이 되면 배터리 교체 수요가 생길 텐데 이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특화단지를 통해 지속가능한 배터리 순환체계를 구축하면 우리도 명실공히 자원을 확보하는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재범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가장 좋은 방안은 국내에 풀(Full) 밸류 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포항 지역은 포스코케미칼 등의 기업을 비롯해 효과적으로 특화단지를 조성할 수 있는 역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화단지를 통해 부족한 전문인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송 수석연구원은 “요즘 국내 배터리 3사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력이 굉장히 부족하다고 하는데, 심지어 (국내 인력이 유출되면서) 해외 기업들이 한국어로 회의를 한다고 한다”며 “배터리 아카데미를 신설하는 등 인력을 키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용필 산업통상자원부 소재융합산업정책관은 “이차전지 특화단지를 통해 다른 나라보다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특화단지 조성에 여러 지역이 참여하면서 다양한 기업이 들어와 협력해 생산성도 높아지고 결과물도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은경 (abcdek@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