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자회사에 2조원 투자…SK이노 ‘정면돌파’, 왜? [뉴스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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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회사 직접투자를 통해 (에스케이의) 배터리 사업 관련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한다."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이 전기자동차 배터리 제조 자회사 에스케이온 유상증자에 2조원을 출자하기로 했다며 21일 내놓은 보도자료 본문에 담긴 내용이다.
보도자료 제목도 '에스케이이노베이션 '정면돌파', 직접투자로 배터리 성장동력 이어간다'이다.
올해 초 에스케이온은 사모펀드로부터 약 4조원을 조달해 투자금을 마련할 계획이었는데, 8243억원밖에 유치하지 못하자 결국 모회사인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이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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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투자자들 SK 배터리 수익성에 물음표
“모회사 직접투자를 통해 (에스케이의) 배터리 사업 관련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한다.”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이 전기자동차 배터리 제조 자회사 에스케이온 유상증자에 2조원을 출자하기로 했다며 21일 내놓은 보도자료 본문에 담긴 내용이다. 보도자료 제목도 ‘에스케이이노베이션 ‘정면돌파’, 직접투자로 배터리 성장동력 이어간다’이다. 에스케이그룹이 배터리 사업에 필요한 투자자금 외부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걸 암암리에 드러내는 대목이다.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라 배터리 산업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모든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을 향해 달려갈 채비를 마쳤고, 그에 따라 향후 배터리 공급이 달릴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글로벌 배터리 회사들이 앞다퉈 조 단위 투자에 나서는 등 설비 증설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에스케이온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가 현재 진행 중인 신규 공장 증설 프로젝트는 헝가리 3공장, 중국 옌천2공장, 블루오벌에스케이 등 총 3개로, 생산 능력을 다 합치면 192GWh에 이른다. 올해 초 에스케이온은 사모펀드로부터 약 4조원을 조달해 투자금을 마련할 계획이었는데, 8243억원밖에 유치하지 못하자 결국 모회사인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이 나선 것이다.
투자금 유치에 난항을 겪는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배터리 업계가 보는 가장 큰 요인은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다. 자금 시장에 돈이 넘치던 올해 초까지만 해도 전기차 배터리처럼 성장성이 높은 산업군에서는 외부 자금 조달이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가 둔화 조짐에 따라 옥석 가리기가 시작되면서 투자자들이 투자 대상에 대해 꼼꼼히 따져보기 시작했는데, 에스케이온 배터리 사업의 수익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공장 수율이 제대로 나오는 공장을 운영해본 경험이 있으면 투자자들이 그걸 믿고 투자를 할 텐데, 에스케이온은 운영 중인 공장의 성적표가 좋지 않아 투자처에서 선뜻 움직이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에스케이온 쪽에선 상장(기업공개) 시기를 놓친 것도 뼈아픈 지점이다. 엘지(LG)에너지솔루션은 엘지화학에서 물적분할해 상장하면서 10조2천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하지만 배터리 사업의 성장성을 보고 엘지화학에 투자한 주주들로부터 손해를 본 결정이라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도 배터리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에스케이온을 만들었지만, 소액 주주들의 비판 목소리가 커지자 상장 계획을 2026년으로 미뤘다.
다음날 에스케이이노베이션 주가는 큰 변동이 없었다. 전날보다 1.21% 오른 16만7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에스케이이노베이션 개인주주 쪽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보유 현금이 소진되는 만큼 향후 배당금도 적어질 것을 우려해서다.
시장에서는 “에스케이온이 당장 급한 불은 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분석가는 “(이번 유상증자로) 신규 증설을 위한 급한 불은 껐고, 이제 수익성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분석가는 “자금 불확실성을 일정부분 해소했다는 점이 이번 유상증자의 핵심이다. 2023년 가동률 상향에 따른 수익성 개선 가능 여부가 핵심변수”라고 말했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 쪽도 “시장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2조원 출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자금 시장이 여건이 최악인 상태라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수익성이 좋다면 모회사도 투자해야 신뢰를 주지 않겠냐는 이야기들이 많아서 직접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됐다. 수율 문제 역시 시간이 가면서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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