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과도한 상품화” 블라터 전 회장, 현 FIFA 행정 주도하는 인판티노 회장 비판
제프 블라터 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86)이 FIFA의 현 지도부가 축구를 지나치게 상품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AP,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블라터 전 회장은 21일(현지시간) 독일 주간지 디차이트와 인터뷰에서 “지금 축구 경기에 대한 과도한 상품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블라터 전 회장은 특히 월드컵 출전팀을 48개로 늘리고, 세계 최강 프로축구팀을 가리는 클럽 월드컵도 4년 주기로 확대 개최하기로 한 결정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보인다.
4년 뒤 열리는 북중미 대회부터 역대 최다인 48개국이 본선에 참가한다. 현재 32개에서 14개국이나 늘어 경기 수나 일정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FIFA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2025년부터 클럽 월드컵을 매년 아니라 4년마다 열면서 출전팀을 기존 7팀에서 32개로 늘리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유럽 클럽들은 일정 상 때문에 반대 의사를 드러내고 있지만 FIFA는 귀담아 듣지 않는 모양새다. 블라터 전 회장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경쟁 관계에 놓일 클럽 월드컵이나 ‘48국 월드컵’ 등 레몬의 즙을 계속 짜내는 듯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FIFA가 자기 관할이 아닌 클럽 축구 영역을 잠식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잔니 인판티노 현 회장에 대한 불편한 심기도 내비쳤다. 블라터 전 회장은 “그와 개인적인 관계가 없다”며 “당선된 후 나와 직접 연락을 거부하는 등 무례하게 행동했다”고 했다. 스위스 변호사 출신인 인판티노 회장은 2016년 블라터 전 회장이 비리 의혹으로 물러나자 후보 5명 간 경선을 거쳐 당선됐다. 2019년에는 경쟁 후보 없이 단독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고, 이번에도 세 번째 연임이 유력시된다.
블라터 전 회장은 퇴진 사유가 된 비리 혐의와 관련, 의혹이 불거진 지 7년 만인 지난 7월 스위스 연방형사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는 “내가 벌어들인 수익이 아닌 돈에는 손댄 적 없다”며 결백하다고 강조하며 “축구를 정치, 경제적 영향력에서 보호하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항상 축구를 위해 봉사하려 애썼다. 그러는 중에 오히려 (축구를) 훼손한 부분이 있다면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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