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요금 10~20% 싸진다… 긴장하는 통신 3사

박성우 기자 2022. 12. 2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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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알뜰폰이 메기 될 것”
종량제 데이터 19.8%·음성 14.6% 내려
통신 3사 자회사 신규 선불폰 모집 중단
서울 시내에 위치한 알뜰폰 스퀘어 매장 모습. /뉴스1

정부가 알뜰폰발(發) 통신비 인하를 추진한다. 정부는 알뜰폰 활성화를 위해 알뜰폰 사업자들이 통신사에 지급하는 도매대가(망사용료)를 최대 20% 인하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올해보다 10~20%가량 낮은 알뜰폰 요금제가 나올 수 있다. 또 통신사의 요금제를 재판매할 때 지급하는 수익배분 대가율도 최대 2%포인트 인하된다. 정부는 통신비 인하 경쟁이 촉발될 수 있도록 이번 알뜰폰 활성화 대책이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예상보다 강력한 알뜰폰 활성화 대책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2일 ‘알뜰폰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는 ▲종량제 도매대가 인하 ▲롱텀에볼루션(LTE·4G)·5세대 이동통신(5G) 요금제 수익배분 대가율 최대 2%포인트 인하 ▲이동통신 3사 선불폰 신규가입 중단 및 단계적 철수 ▲알뜰폰사에 데이터 QoS(기본 데이터 소진 시 속도제어 데이터 무제한 제공) 신규 도매 제공 ▲제휴카드 확대 등이 포함됐다.

2022년 도매대가 인하표(위), SK텔레콤, 알뜰폰 수익배분 대가율표(아래) /자료=과기정통부

이번 대책의 핵심은 도매대가 인하다. 현재 알뜰폰 사업은 통신망을 구축한 국내 이동통신사의 서비스와 설비를 도매로 제공받아 재판매하는 형태다. 이 과정에서 알뜰폰 사업자가 통신사에 지급하는 망사용료를 도매대가라고 부른다. 알뜰폰 사업자 입장에서 도매대가는 ‘원가(原價)’를 의미한다.

대책에 따라, 종량제 도매대가는 데이터 기준 메가바이트(MB) 당 1.61원에서 1.29원으로 전년 대비 19.8% 인하된다. 음성은 분당 8.03원에서 6.85원으로 14.6% 저렴해진다. 다만, 단문메시지는 6.03원으로 전년도와 동일하다.

알뜰폰 사업자 입장에서 도매대가 인하는 원가 절감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양한 요금제를 설계할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정부는 도매제공의무 사업자(SK텔레콤)가 알뜰폰 사업자에게 이미 설계된 LTE, 5G 요금제를 재판매하는 사용료도 최대 2%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이 판매 중인 6만9000원짜리 110GB 요금제를 알뜰폰 사업자가 재판매하기 위해서는 지난해 4만2780원(62%)을 망사용료로 지급해야 했다. 하지만 올해는 2%포인트 줄어든 4만14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이 밖에 과기정통부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데이터 QoS(기본 데이터 소진 시 속도제어 데이터 무제한 제공)를 포함한 LTE‧5G 요금제를 설계할 수 있도록, SK텔레콤의 데이터 QoS(400kbps) 도매제공을 의무화 하기로 했다. 현재는 KT, LG유플러스만 LTE 요금제에 데이터 QoS를 알뜰폰 사업자에 제공하고 있다.

또 정부는 알뜰폰 사업자의 수익성 확대를 위해 전파사용료 면제도 내년까지 연장하고, 도매제공 의무제도의 유효기간 연장도 추진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동통신(MNO) 3사의 알뜰폰 자회사는 ‘선불폰’ 사업에서 단계적으로 철수시키기로 했다.

서울 시내 한 이동통신사 대리점의 모습. /연합뉴스

◇ 통신 3사, 알뜰폰 활성화에 노심초사

이번 알뜰폰 활성화 대책과 관련해, 5G 가입자를 빼앗길 수도 있는 통신사에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오랜 기간 ‘5(SKT)대3(KT)대2(LGU+)’의 통신 3사 점유율 구조를 단번에 ‘4대2대2′ 구조로 깨버린 것도 알뜰폰의 힘이었다.

여기에 내년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통합전자결제 서비스 기업 KG모빌리언스 등이 신규 알뜰폰 사업자의 진출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지난 14일 SK텔레콤이 가족결합 가능 등 온라인 요금제를 대폭 개편한 것도 알뜰폰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과기정통부의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는 7661만명이다. 이 가운데 SK텔레콤은 3069만명, KT는 1754만명, LG유플러스는 1591만명 가입자를 확보했다. 점유율로 따지면 각각 40.1%, 22.9%, 20.8%다.

특히 이번 대책으로 알뜰폰 가입자들이 증가할 경우, SK텔레콤은 점유율 40% 선을 깨고 연내 30%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올해 10월 말 기준 전체 알뜰폰 가입자는 1246만명, 점유율은 16.3%에 이른다. 알뜰폰은 지난해 11월 1000만 가입자를 달성한 뒤 꾸준히 상승세다.

토스 제공

정부 고위 관계자는 “통신사들의 28㎓ 주파수 할당 취소 관련해, 대통령실에서 이례적으로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라며 “또 중간요금제는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고 e심 요금제는 통신 3사 모두 가격이 8800원으로 똑같은 기형적인 모습을 보였다. 알뜰폰 활성화 대책을 비롯해, 40GB 이상 중간요금제 세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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