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법인세 '全구간 1%p 인하' 유력 대안…與 "끝까지 간다"

박종진 기자, 이정혁 기자, 이원광 기자 2022. 12. 2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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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주호영(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12.16.

내년도 예산안 여야 협상이 누구도 양보하지 않는 극한의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르는 가운데 핵심 쟁점인 법인세 인하에 대해 정부·여당이 '전 구간 1%p(포인트) 인하'를 수용 가능한 대안으로 삼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도 이 같은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협상이 길어질 경우 정부·여당은 민주당 출신인 김진표 국회의장이 설정한 데드라인인 23일을 넘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새해 정부 예산안을 여당이 빠진 채 야당 단독으로 처리한다면 거센 역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헌정사에서 새 정부 출범 첫해부터 야당이 예산에 발목을 잡는 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여당은 법인세 인하 방안을 놓고 '전 구간 1%p(포인트) 인하'를 유력한 안으로 야당과 협상 중이다. 당초 윤석열정부는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3%p 낮추는 안을 추진했지만 야당이 1%p 인하 수준으로 묶는 김진표 국회의장 방안에 동의했고 결국 모든 과세 구간에서 1%p씩 낮추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법인세 최고세율 3%p 인하는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투자와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정책인 만큼 최대한 많은 기업들에게 혜택이 가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라며 "야당이 이를 막는다면 최소한 법인세 세율 인하를 전 구간에 걸쳐 실시하는 안을 추진할 수 있다. 야당도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법인세는 영업이익 기준으로 현행 △2억원 이하(세율 10%) △2억~200억원(20%) △200억~3000억원(22%) △3000억원 초과(25%)로 나누어져 있지만 이를 각각 1%p씩 낮추는 방식이다.

원래 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낮추고 과세표준 구간을 기존 4단계에서 사실상 3단계로 단순화하는 세법개정안을 추진했다. 현행 △2억원 이하(세율 10%) △2억~200억원(20%) △200억~3000억원(22%) △3000억원 초과(25%)에서 △200억원 이하(20%) △200억원 초과(22%)로 개편하고 매출액 3000억원 미만 중소·중견기업에 대해선 과세표준 5억원까지 특례세율 10%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성남=뉴시스] 홍효식 기자 = 아세안 및 G20 정상회의 참석 등 동남아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6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환영인사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2.11.16.

또 다른 쟁점인 5억원 규모의 행안부 경찰국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의 예산 역시 접점을 좁히는 중이다. 앞서 김진표 의장은 지난 15일 이들 예산을 내년도 예산안에서 명목상 제외하는 대신 예비비로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새 정부의 핵심 공약인 경찰 독립운영과 인사 검증 분리 시행 등을 비공식적 성격인 예비비로 사용하는 건 사실상 대선에 불복하는 것이란 게 정부와 여당의 입장이었다.

이 때문에 정식 예산 항목으로 편성하되 시행령 등에서 민주당의 요구를 일부 반영하는 안 등을 놓고 여야가 협상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 협상이 타협점을 찾지 못한다면 김진표 의장이 공언한 23일까지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최선의 결과를 위해 끝까지 협상하는 게 중요하다"며 "국회의장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날짜가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연말까지 협상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국회의장은 여야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민주당 수정안을 표결에 부치겠다고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모든 분야를 총망라한 국가 예산을 야당이 계산한 수정한 대로 통과시켰을 경우에 후폭풍은 감당하기 어렵다. 기본적인 숫자 계산이 틀리는 사례가 많을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역풍도 고스란히 야당이 맞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이제 집권 2년차를 맞는 윤석열정부의 첫 새해 예산을 끝까지 거대 야당이 가로막는다는 비판이 부담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단 일을 하도록 해놓고 비판을 해야지, 지금 야당이 하는 건 아예 새 정부가 일도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런 식의 국회 운영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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