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주노동자 10명 중 7명 비정규직…폭언 등 인격모독 경험도

유선희 기자 2022. 12. 2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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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이주노동자 10명 중 7명은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각종 폭언과 차별 등을 경험하고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노동권익센터(센터)는 지난 9월26일부터 11월16일까지 이주노동자 5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그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조사대상은 재외 동포(F-4), 고용허가제(H-2, E-9) 비자 등으로 한국에 들어와 서울시에 거주하거나 서울시 소재 사업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다.

조사에 응한 이주노동자 중 76.8%는 비정규직 형태로 일하고 있었다. 기간제가 182명(34%)으로 가장 많았고 시간제 105명(19.6%), 일용직 73명(13.6%), 특수고용 51명(9.5%) 순이었다. 정규직은 124명(23.2%)으로 나타났다. 주로 제조업 생산직 노동자(23.9%)로 많이 일했고, 음식점 종업원(18.7%), 건설업 노동자(11.6%), 판매업 종사자(10.8%)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사람은 절반가량(55%)에 그쳤다. 고용 형태별로 보면 정규직은 90.3%가 근로계약서를 체결했지만, 비정규직은 44.3%에 불과했다. 사업주가 근로계약을 위반한 적이 있다는 이주노동자도 33명(6.2%)이었다. 비정규직(7.3%)에서 근로계약 위반 경험이 정규직(2.4%)보다 높았다. 위반내용은 노동시간 54.5%, 휴게시간 30.3%, 임금지급일 18.2%, 초과근무수당 3% 등으로 분석됐다.

응답자의 43.4%가 주 48시간 이상 노동을 하고 있었고 52시간 이상 근무도 27.3%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신태중 센터 정책연구위원은 “2021년 서울지역 노동자 중 주 48시간 이상은 16.1%, 52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자는 7.8%인 점을 고려하면, 이주노동자는 (상대적으로)장시간 노동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루 8시간을 넘어 일하는 이주노동자도 절반 가까이(48%) 됐다.

인격모독, 차별, 폭행 등에도 수시로 노출됐다. 폭언 등 인격적 무시 경험이 22.2%로 가장 높았고, 임금·수당 등 한국인과 차별 경험 21.7%, 사적인 일 지시 10.1%, 부당해고 2.8%, 폭행 1.5%, 성희롱·성폭력 1.3% 등이었다. 그러나 10명 중 7명(73.8%)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년간 일하다가 업무상 부상이나 질병을 경험한 이주노동자는 61명(11.4%)으로 나타났다. 산재가 발생한 이유는 빠른 일 처리(27.9%), 힘든 업무(23%), 안전장비 및 설비 불충분(11.5%), 장시간 노동에 부족한 휴식시간(9.8%) 등이라고 응답했다.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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