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고향에서 검찰 소환 밝히며 “함께해달라” 결집 호소
“여권, 당장은 이런 정치 통한대도
반드시 대가 치르게 돼있다” 비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은 사실을 지지자들에게 직접 밝히면서 정부와 검찰을 향한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함께 해달라”는 호소도 했다. 자신의 고향인 안동을 찾은 자리에서다. 이날은 그의 주민등록상 생일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금이 야당을 파괴하고 정적을 제거하는 데 힘쓸 때냐”며 검찰이 과한 수사로 조작된 결과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소환 통보로 ‘사법리스크’가 본격화하자 이 대표의 고심도 커졌다.
이 대표는 이날 ‘국민 속으로, 경청투어’ 일정으로 경북 안동시 중앙신시장을 방문했다. 시장 방문 직전 검찰의 소환 통보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이 대표는 상점을 돌며 상인들과 인사를 나눈 뒤 현장연설을 통해 “검찰이 저를 소환하겠다고 어제 갑자기 연락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정부와 검찰의 행태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 갖고 몇 년 가까이 탈탈 털더니 이제 무혐의가 났던 성남FC 광고로 저를 소환하겠다고 했다”며 “십수 년 동안 탈탈 털려왔다. 이재명이 그렇게 무섭냐, 이렇게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고향 안동에서 사법연수생 시절 검사 시보 생활을 했다며 “시보 하면서 느낀 게 있다. 알던 사람도 쫓아와 허리 굽신거리고, 자기 없는 죄 뒤집어씌울까 덜덜 떨고, 있는 죄 덮어달라 아양 떨고, 이런 것 하는 게 검사인가보다 해서 검사이길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시민운동 때 수없이 검·경의 괴롭힘을 당했다. 시장·도지사 10년 남짓 동안 나흘의 사흘을 압수수색, 조사 당했다”며 “저와 제 주변을 털고 있는 검찰의 숫자가 70명도 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셋집 전전하는 제 처가는 투기한 일도 없는데 계좌추적을 당하고 있다”며 “제 아내는 2번 검·경 소환 조사받고 3번째 또 수사받고 있다”고도 했다. 검찰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자신과 주변을 과잉수사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 대표는 여권을 향해 “정치를 이렇게 하면 당장은 통할지 몰라도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돼 있다”며 “잠시 죽일 수는 있어도 민주주의의 흐름을 바꿀 수는 없다. 여러분이 함께해주실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다만 취재진이 검찰 소환에 응할지 등을 물었을 때 답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강원 강릉시 강릉과학산업진흥원에서 열린 국민보고회에서 “제가 (성남)시장이 된 이후 가장 많이 싸웠던 게 토건세력”이라며 “(이들에게) 제거당하지 않기 위해 깨끗하게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는 “십수년동안 압수수색, 조사, 감사 당해서 국민들이 ‘진짜 조폭·패륜·나쁜 놈 아닐까’ 생각했지만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았냐”라며 “제가 믿는 게 있다. 사필귀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일정은 지난 13일 충남 천안·대전 방문에 이어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국민 속으로, 경청 투어’의 일환이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가시화한 가운데 민생을 챙기면서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지난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길고 깊은 겨울이 온다. 추울수록 몸을 서로 기대야 한다”는 글을 올리며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에 맞서 지지층의 결집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지난 13일 충남·대전을 방문해서도 “민주주의가 질식해가고 있다. 민주주의가 몇 달 사이에 유신 이전으로 후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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