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배터리·바이오 … 미래 인재 양성 산실로 뜬다

우성덕 기자(wsd@mk.co.kr) 2022. 12. 2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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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권 대학들이 지방자치단체·지역 기업들과 협력해 미래 수요에 걸맞은 인재 양성에 적극 나서면서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사진은 대구대 중앙도서관에서 학생들이 스터디를 하는 모습. 【사진 제공=대구대】

교육부가 대학 규제 등을 담당하던 고등교육정책실을 12년 만에 폐지하기로 결정하면서 대학 교육에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고등교육정책실은 대학에 대한 '재정 지원'과 '각종 규제' 등을 무기로 대학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교육부는 고등교육정책실을 폐지하는 대신 인재정책실을 신설해 국가 인재를 양성하고, 고등교육은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돼 지역 인재를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교육부의 정책 방향은 대구경북권 대학들이 모범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대구시·경북도 등 행정기관을 비롯해 기업,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대학 경쟁력을 높이면서 청년 유출을 막기 위한 교육 혁신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대구경북 지역혁신플랫폼'이다. 대구경북 지역혁신플랫폼에는 대구경북 지역 23개 대학과 기업 및 연구기관 214곳 등이 참가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대구경북지역 대학들이 함께 '디지엠 공유대학'을 구축해 2개 융합 전공(전자정보기기·미래차전환부품)에 전공별로 5개 과정을 신설해 핵심 인재를 양성할 예정이다.

또 연간 우수 인재 1140명을 육성해 2026년까지 대학생의 지역 정착률을 기존 23%에서 60%까지 2.5배 이상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구경북에는 향후 5년간 국비 2318억원 등 총 사업비 3312억원이 투입된다. 지난 7월 출범한 이 플랫폼은 교육부 공모로 선정된 '지자체-대학 협력 기반 지역혁신사업(RIS)'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구성됐다. RIS는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 인재 유출에 대응하기 위해 지자체와 지역 대학을 중심으로 인재 양성과 기업, 연구소 등 지역 기관과 함께 지역 학생의 취·창업, 지역 정착을 유도하는 사업이다. 대구경북은 지난 4월 이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이를 발판 삼아 대구경북 대학들 역시 인재 육성을 위한 대학 혁신에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지역거점 국립대인 경북대는 국내외 평가에서 위상을 높이고 있다. 올해 글로벌 대학평가기관인 THE가 발표한 '2022 THE 세계대학 영향력 순위'에서 경북대는 세계 13위, 국내 1위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최근 발표한 한국생산성본부의 '2022년 국가고객만족도(NCSI)' 조사에서도 국립대 부문 1위로 선정됐다. 경북대는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인적·물적 인프라스트럭처가 탄탄한 대학으로 손꼽힌다. 경북대 반도체 생산시설은 전국 4년제 일반 대학 중에서는 서울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경일대도 혁신 기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교육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부처 협업형 사업인 '미래형 자동차 기술융합혁신 인재 양성 사업'에 선정되는 등 산업계 우수 인력 배출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2020년부터 국내 대학 최초로 실제 도로에서 자율주행 셔틀버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미래형 자동차 신기술 개발에 앞서가고 있다. 경일대는 2023학년도 학제 개편을 통해 예체능 분야 전공도 늘렸다. 이를 위해 K-방송예술학부를 신설하고 실용음악전공과 방송연예전공을 모집하고 있다.

올해 창립 123주년을 맞는 계명대는 다국적 캠퍼스 조성으로 지역 대학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계명대에서 학부 교육, 어학당 등을 통해 공부하는 외국인 학생은 2100여 명으로 재학생 중 10%에 달한다. 이들의 국적도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폴란드,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중국, 일본 등으로 다양하다. 특히 2007학년도에 신설된 계명아담스칼리지는 글로벌 시대를 선도할 능력과 자질을 갖춘 국제 전문인력 양성으로 명성이 높다. 이곳은 4년간 전 교육과정을 해당 분야 석학으로 구성된 외국인 교수진이 영어로만 강의하는 영어 전용 특성화 단과대학이다. 대구가톨릭대는 미래 신산업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기존 학과를 과감히 혁신했다. 대표적인 곳이 △스마트그린케어학과 △반려동물보건학과 △배터리학과 △공무원·공기업학과다. 스마트그린케어학과는 헬스케어 전문가 수요에 대응하고자 조경학, 원예학, 식품공학, 치유농업 등을 융복합적으로 교육해 스마트그린 전문가를 육성한다. 반려동물보건학과는 급증하고 있는 반려동물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바이오메디컬학과를 개편했고, 배터리학과 역시 기존 신소재화학공학부를 재편해 배터리 분야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구대도 신규 전공을 개설해 미래 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다. 그중 주목받는 것이 신설된 △패션학부 뷰티스타일링전공 △특수창의융합학과 등이다. 뷰티스타일링전공은 한류 문화 전파로 인기를 얻고 있는 K패션과 K뷰티 산업에 필요한 패션·뷰티미용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새로 마련됐다. 특수창의융합학과는 발달장애인의 고등교육을 확대하기 위한 4년제 정규 학위과정 학과로 전국 대학 가운데 세 번째로 개설된다.

대구한의대는 뷰티 산업과 바이오 산업 등을 융합한 웰니스 산업 분야를 집중 육성해 아시아 톱 클래스 대학이 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대구한의대는 2019년부터 조성해온 수요 기반 연구교육 기업 지원인 '일체형 산학협력 플랫폼'을 바탕으로 산학협력 교육과정을 개발해 헬스케어, 바이오뷰티, 리빙케어 특화 분야를 집중 지원하고 있다.

영남대도 1947년 대학 설립 이후 최대 규모의 구조 개혁을 통해 사회 수요 맞춤형 인재 육성에 나서고 있다. 이 중에서도 소프트웨어융합대학과 글로벌인재대학 신설이 눈에 띈다. 소프트웨어융합대학은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 미래 핵심 산업 분야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신설됐다. 대학 내에 AI소프트웨어, 소프트웨어보안 전문가 양성을 위한 소프트웨어융합학부를 새로 개설해 2023학년도에 첫 신입생을 선발한다. 글로벌인재대학은 글로벌교육학부, 글로벌통번역학부, 글로벌비즈니스학과 등 3개 학부(과)를 신설해 한류 전파를 이끌 국제 사회 인재를 육성한다는 목표다.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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