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길→이다희 '아일랜드', 원작의 무게를 버텨라 [종합]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아일랜드'가 원작의 아성을 뛰어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22일 오후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아일랜드'(극본 오보현·연출 배종) 제작발표회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배종 감독, 배우 김남길 이다희 차은우 성준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일랜드'는 윤인완, 양경일 작가의 동명 만화,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신비의 섬 제주를 습격한 악귀 '정염귀'에 대적하기 위해 수천의 세월을 견뎌온 반(김남길)을 비롯 운명의 중심에 선 미호(이다희), 지상 최고의 최연소 구마사제 요한(차은우)이 냉혹한 인과율의 굴레를 벗어날 방법을 찾아 나서며 진정한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존재 궁탄 역은 성준이 맡았다.
◆ 대작 '아일랜드', 원작의 무게를 버텨라
'아일랜드'의 원작은 윤인완, 양경일 작가의 동명 만화와 웹툰으로, 이 작품은 1997년 출간 이후 19년 만에 웹툰으로 리마스터링 되는 등 오랜 기간 사랑 받아온 인기작이다. 감독과 배우들은 원작의 존재와 인기가 제작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가장 망설여지는 부분이었다고 이야기했다.
배종 감독은 "나름의 작품 선정 원칙을 세웠었다. 1번이 '인기 있는 원작은 절대 하지 않는다'였다. 잘 만들어도 욕먹기 딱 좋다. '아일랜드'도 감독들에게는 무덤 같은 원작이다. 그래서 사실 '아일랜드'와 관련해 처음 연락이 왔을 때는 거절할 마음으로 나섰는데, 마치 절대반지처럼 끼면 안되는데 끼고 싶은 유혹 같은 것이 있었다"라며 "정신을 차려보니 촬영이 끝나있고 지금은 후반 작업이 마무리 중이다. 그만큼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말했다.
김남길은 "오래전부터 '아일랜드'의 열렬한 팬이었다. 그래서 감독님과 같은 생각으로 제안이 왔을 때 두 번 정도 거절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작품을 실사화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고, 드라마 산업이 아무리 발달했다고 해도 완벽한 실사화에는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워낙 인기 있는 작품이고 마니아 층이 확실한 작품이라서 잘해도 본전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라며 "잘 해낼 것이라는 자신도 없어서 고민이 많았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제주도에서 배우들과 함께하고 있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 CG 입은 김남길 "그래픽에 의존한 작품 처음, 어려웠다"
배종 감독은 김남길의 '슬픈 눈'을 보고 그를 주인공인 반인반요 캐릭터 반 역할에 캐스팅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원작 속 반은 어둡고 거칠고 냉소적이고 퇴폐적이기까지 한 인물이다. 실사화 했을 때 다소 단면적으로 보일 수 있을 것 같아 레이어(층)을 주고 싶었다. 특히 슬픔을 강조하고 싶었고, 이에 맞는 배우를 찾다 보니 가장 슬픈 눈을 가진 배우 김남길을 떠올리게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김남길은 반에 대해 "사람이면서 사람이 아닌 존재, 초자연적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예전에도 CG, VFX의 도움을 받은 작품은 많았지만 능력 자체를 CG에 의존한 작품은 처음이었다. 어려웠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배종 감독은 "후반부 CG 작업을 지금도 계속 하고 있는데, 극 중에서 숲의 정령이면서 괴물로 나오는 캐릭터가 있다. 또 파트2에는 정염귀들이 떼로 몰려 나오는 크리처 액션신이 있다. 영화에서도 구현하기 어려운 난이도이지만 남부럽지 않게 하려고 최선을 다하려 한다"라며 "냉정하게 말하면 돈과 시간의 싸움인데 잘 그려내려고 노력 중이고, 보시면서 실사화에 대한 의문들이 많이 해소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자신했다.
◆ "절실했다" 이다희·'사제복' 차은우, 앙상블 향한 기대
이다희는 재벌 3세이자 운명에 휘말리는 여인 원미호 역을 맡았다. 이다희는 "내가 하고 싶어서 오히려 매달린 작품이다. 절실했던 작품이었다"라고 말하며 "당시 작품이 끝나고 오랜 기간 공백기였다. 전 작품도 액션물이었는데, 내 나름대로 욕심이 나서 시도했는데 시청자들이 보시기에는 이질감을 느끼신 것 같았다. 그런 글들에 조금 상처를 받고 작품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이다희는 당초 원미호 역할에 내정돼 있던 배우 서예지를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서예지는 사생활 논란으로 인해 작품에서 하차했다. 이다희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일랜드'에 원래 다른 배우가 예정돼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나도 잘 할 수 있는데'라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후 미호의 자리가 비게 됐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고, 내가 적극적으로 움직여서 이 역할을 해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김남길을 비롯해 함께 하는 배우들과 감독님도, 내 인생에 다시 못 올 작품 같았다. 더없이 소중했던 촬영 현장"이라고 말했다.
차은우는 "만화 원작보다 대본을 먼저 보게 됐는데, 캐릭터에 너무 끌렸고 연기해보고 싶었다.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감독님을 만나고 남길이 형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구마 사제 역을 맡아 라틴어를 비롯한 다양한 언어 연기에 도전한다. 검은 사제복을 입는 것도 처음이라고. 차은우는 과거 '열혈사제'에서 사제 연기를 했던 김남길을 언급하며 "흔한 직업이 아니다보니 관련된 드라마, 영화를 많이 봤다. 그 중에서도 형이 하셨던 것을 보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옷을 입는 방법, 띠를 두르는 방향 등을 이야기했다. 형이 의상팀에 의상을 만드는 방식도 조언해주셔서 몸을 쓰기도 수월했다"라고 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성준은 "'아일랜드'는 저에게 큰 도전이었다. 기존 역할들과 결이 달라서 걱정도 많았고 액션물이어서 걱정도 됐는데, 남길이 형이 많이 응원해주고 격려해주셨다. 추천을 해주셔서 출연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궁탄의 은발을 구현하기 위해 수개월의 촬영 기간 동안 장발을 유지하고 7번의 탈색을 거쳐 머리색을 유지했다고 밝히며 캐릭터의 싱크로율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아일랜드'는 30일 첫 방송한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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