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대책을 강구하세요’ 현대차, 미국 판매 1500만대 넘겼다

손재철 기자 2022. 12. 2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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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년 울산공장 생산 ‘액셀’ 1호 수출이후 36년만에 성과
최다 판매 모델은 ‘아반테’···‘아이오닉5’는 올해만 2만대
지난 2006년 현대자동차가 만든 베라크루즈 CF 광고. 영상 속 배우들이 베라크루즈를 보면서 회의를 하고 있다.



‘우리가 너무 방심 했던 거 아닌가?’

현대차가 북미 시장 공략용으로 지난 2006년 선보인 ‘베라크루즈’ SUV 모델 광고 영상에서 흘러 나오는 멘트 중 일부다. 일본계, 미국계, 독일계 완성차 임직원들처럼 분장한 배우들이 ‘빨리 대응책을 내놓으라고 호통 치는 콘티’까지 더해진 탓에 당시 이 광고를 두고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선 ‘지나친, 자위적 오버’라는 혹평을 쏟아 내기도 했다.

지난 2006년 현대자동차가 만든 베라크루즈 CF 광고.



지난 2006년 현대자동차가 만든 베라크루즈 CF 광고 일부 캡처



하지만 정작 이 베라크루즈가 미국 시장에 진출한 결과, 소비자들은 높은 배기량을 지닌 엔진을 달고도 ‘3만 달러 이하’라는 ‘가성비 우위’를 인정했고, 그 결과 이듬해 2007년 미국 내 현대차의 전체 누적 판매량을 끌어올리는데 견인차 역할을 해냈다.

지난 2006년 현대자동차가 만든 베라크루즈 CF 광고.



이후 현대차는 중소형 세단 위주에서 벗어나 SUV·친환경차로 전략을 재편하고 연이어 하이브리드, 전기차 분야 투자를 지속해 2015년 비로소 미국에서 1000만대 판매 고지를 넘겼다. 최근엔 누적 ‘1500만대’ 고지를 훌쩍 넘어섰다.

현대자동차 베라크루즈 CF 광고.



역사를 더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 1986년 울산 공장 에서 빚어낸 ‘엑셀(Excel)’을 미국에 첫 수출한 이래 36년 만에 얻은 성과다.

21일(현지시간)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은 최근 뉴욕 주 윌리엄스빌에 있는 딜러숍 ‘웨스트 허 현대’에서 1500만번째 현대차 투싼을 고객에게 인도했다고 밝혔다. 랜디 파커 HMA CEO는 “2022년 한 해의 마무리를 ‘누적 판매 1500만대’라는 이정표로 장식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 내 ‘누적 판매 1500만대’ 고지를 이달 넘어섰다.



현대차의 미국 시장 진출을 사건별로 살펴보면 역사의 시작은 지난 1986년 1월 울산 공장에서 생산한 소형 세단 ‘엑셀’을 미국에 수출하면서다. 또 미국 진출 20년째인 2005년엔, 미국 남부 앨라배마 주에 첫 현지 생산 공장을 완공했는데 이 때부터 미국 시장에 대한 현대차 공략이 볼륨화, 본격화됐다고 보면 된다.

앨라배마 공장을 발판 삼아 현대차는 2007년, 실제 미국 누적판매 500만대를 달성했고 2015년에는 토요타 등 일본계가 부러워한 누적판매 1000만 고지를 넘어섰다. 그로부터 7년 뒤, 이달 ‘누적판매 1500만대’ 수치를 거둔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역시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였다. 1991년 미국 판매를 시작해 올 12월까지 353만대가 판매됐고 이어 장수모델 쏘나타(314만대)가 2위를, 3위는 싼타페(191만대), 4위 엑센트(136만대), 5위 투싼(134만대) 순으로 집계됐다.

중·소형 세단을 주로 판매했던 미국 진출 초기와는 달리 SUV 가운데 2개 모델(싼타페·투싼)이 판매량 ‘톱 5’에 들어갔고 2019년부터는 ‘팰리세이드’도 선전을 잇고 있다.

최근 들어선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차량 같은 친환경차 판매에도 힘을 쏟고 있다.

미국 내 1500만번째 신차로 고객에게 인도한 투싼



대표적 선진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에서 전동화 전환을 선도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2월 현지 판매를 시작한 ‘아이오닉 5’는 올 들어서만 2만대 넘게 판매됐는데 이는 유의미한 경쟁우위 기록이다.

현대차는 지난 10월, 미국 남부 조지아 주 브라이언카운티에 세울 전기차 전용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공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연간 30만대 생산 규모를 갖출 이 HMGMA는 2025년부터 순수 전기차를 대량 양산할 예정이다.

손재철 기자 s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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