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어딜” 대학교 정문에 무장 경비원 배치한 탈레반

임정환 기자 2022. 12. 2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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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정문에 무장 경비원을 배치해 여성의 출입을 막는 국가가 있다.

탈레반 정권은 앞서 여성의 대학 교육을 금지하는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22일(현지시간) 톨로 뉴스 등 아프간 현지 언론과 AFP·AP 등 외신을 종합하면 아프간 정권의 대학 내 여성 교육 금지 정책이 나오자 전날부터 수도 카불에 있는 주요 대학 정문 앞에는 무장 경비원들이 배치돼 여성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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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근무를 서고 있는 탈레반 소속 군인. AFP 연합뉴스

대학교 정문에 무장 경비원을 배치해 여성의 출입을 막는 국가가 있다. 바로 탈레반이 통치하는 아프가니스탄이다. 탈레반 정권은 앞서 여성의 대학 교육을 금지하는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22일(현지시간) 톨로 뉴스 등 아프간 현지 언론과 AFP·AP 등 외신을 종합하면 아프간 정권의 대학 내 여성 교육 금지 정책이 나오자 전날부터 수도 카불에 있는 주요 대학 정문 앞에는 무장 경비원들이 배치돼 여성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아프간 대학들은 현재 겨울 방학을 보내고 있지만, 대부분은 캠퍼스를 개방한 상태였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학으로 들어가려던 일부 여성들은 경비원들에게 항의했으며 서로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아프간 여성들의 단결과 연대’라는 이름의 단체 회원들은 카불에 있는 사립 에드락 대학 밖에 모여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교육을 정치로 만들지 말라”며 “우리는 배제되고 싶지 않다”라고 외쳤다.

또 다른 대학에서는 학생과 대학 강사, 성직자 등으로 이뤄진 단체가 여성의 교육에 대한 권리를 보장할 것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여한 이슬람 성직자인 무프티 아크타르는 “교육은 샤리아 율법과 전능한 알라의 명령에 기초한 것으로 남녀 모두에게 의무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프간 동부의 한 대학에서는 남학생들이 항의의 표시로 시험 거부 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많은 여대생은 탈레반의 조치에 당황하며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카불 의대 학생인 아티파는 톨로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결정에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우리의 미래를 위해 대학을 다시 열어 달라고 요청한다”라고 말했다. 카불대에서 독일 문학을 공부하는 세타라 파라만드는 AFP와 인터뷰에서 “탈레반은 여성이 집에 머물며 아이만을 낳아 기르기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아프가니스탄 고등교육부는 지난 20일 추가 통보가 있을 때까지 공립 및 사립대에서 여성들의 수업 참여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여자 중·고교를 폐쇄한 데 이어 대학에서도 여성의 교육을 금지한 것이다.

이 같은 조치에 안토니우 쿠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이번 결정을 탈레반의 또 다른 ‘약속 위반’이자 ‘매우 우려스러운’ 조치라고 비난했으며 미국도 ‘가장 강력한 용어’로 탈레반의 결정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슬람 협력기구(OIC)도 “정부의 신뢰를 심각하게 손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탈레반은 지난해 8월 아프간을 장악한 뒤 여성과 소수자들의 권리를 약속했지만, 점차 이슬람 율법 샤리아를 엄격하게 해석해 적용하면서 여성권도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현재 아프간 여성은 얼굴을 모두 가리는 의상을 의무로 착용해야 하며 남자 가족 없이 여행하는 것이나 공원, 체육관, 공중목욕탕 출입도 금지된 상태다.

임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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