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요즘 누가 쑤어 먹어요" 동짓날 한파속 '팥죽 오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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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중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긴 '동지(冬支)'인 22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 위치한 한 팥죽 가게 종업원 A씨의 말이다.
이 가게에서 17년 동안 근무하고 있다는 A씨는 이날 점심 무렵 밀려드는 손님을 맞기 위해 연신 팥죽을 쑤느라 정신없이 바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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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22일 종로구 광장시장 등 팥죽 전문점에 구매 인파 몰려
바쁜 현대인들 가정간편식 '팥죽' 선호 추세, 판매량도 급증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동짓날에는 어마어마하게 바쁘죠. 오늘은 새벽 4시에 출근했어요"
일년 중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긴 '동지(冬支)'인 22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 위치한 한 팥죽 가게 종업원 A씨의 말이다.
이 가게에서 17년 동안 근무하고 있다는 A씨는 이날 점심 무렵 밀려드는 손님을 맞기 위해 연신 팥죽을 쑤느라 정신없이 바쁜 모습이었다.
그는 "동짓날에는 평소보다 팥죽이 20배 넘게 팔린다"며 "집에서 팥도 삶고 새알심도 다 빚어서 새벽같이 출근해야 겨우 손님을 맞을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상시엔 3명이 근무하는데, 오늘은 7명이 일하고 있다"며 "정신없이 바쁘지만 장사가 잘되니 신바람이 난다"고 했다.
이날 광장시장의 팥죽집은 계속되는 영하권 날씨에도 손님들로 북적였다. 포장만 전문으로 하는 한 팥죽집 앞에는 50여명이 넘는 손님들이 길게 늘어서며 장사진을 이뤘다. 한 그릇당 가격은 5000~6000원선.
손님들 연령은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한 60대 남성은 "동짓날이라 팥죽 사먹으러 일부러 광장시장까지 왔다"며 "미신 같지만 동짓날엔 팥죽을 먹어야 액운이 사라지는 것 같아서 되도록이면 꼭 팥죽을 먹고 있다"고 했다.
이어 "어려서는 온 동네사람들이 모여서 팥죽을 쑤어서 같이 나눠 먹었지만 요즘은 어디 그럴 시간이 있느냐"며 "이렇게 시장에서 팥죽 한 그릇 사 먹는 것으로 만족한다"고 했다.
직장인들이 많이 모이는 종로3가에 위치한 '본죽' 매장도 마찬가지였다.
점심시간이 시작하기도 전인 11시에도 팥죽을 찾는 손님들이 들어섰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오자 매장 밖에까지 대기줄이 생겼다. 이 매장 점주는 "오늘 아침에만 동지팥죽 100그릇 포장주문이 들어왔다"며 "보통 동짓날에는 평소보다 매출이 30% 가량 오른다"고 말했다. 본죽의 동지팥죽은 9500원, 단팥죽은 1만원이다.
동료들과 이 매장을 찾는 30대 직장인 B씨(여)는 "동짓날이라고 해서 팥죽 한 그릇 사 먹으러 왔다"며 "팥죽이 액운을 쫓는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날씨도 춥고 팥죽도 먹고 싶고 겸사겸사 왔다"고 했다.
동지는 '겨울에 이르렀다'는 뜻으로 1년 중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긴 날이다. 동짓날에는 예로부터 붉은 팥죽을 즐겨 먹었다. 대문이나 문 근처 벽에 팥죽을 뿌리는 풍습도 있다. 이는 팥의 붉은색이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전염병을 예방한다는 토속 신앙에서 비롯됐다.
동지에 팥죽을 먹는 풍습은 지금도 남아있지만, 바쁜 현대인들은 직접 팥죽을 쑤어먹는 대신 죽집에서 사 먹거나 가정간편식으로 나온 제품을 즐기는 추세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의 햇반 소프트밀 팥죽 제품(동지팥죽·통단팥죽)의 12월 12∼18일 매출은 직전주(5∼11일)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죽 전문점 '본죽'과 한식 캐주얼 다이닝 레스토랑 '본죽&비빔밥 카페'의 팥죽 제품도 매년 동지 시즌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다.
본죽·본죽&비빔밥에 의하면 지난해 동짓날 하루 동안 팔린 동지팥죽과 단팥죽은 직전 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47%나 더 증가했다. 하루 판매량으로 환산하면 1초 당 10그릇씩 팔린 규모로 2년 연속 최고 판매량을 경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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