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재앙의 시대, 대학 교재 기후변화 비중은 오히려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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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의 심각성은 날로 커지고 있지만 대학 생물학 교과서에서 기후변화를 다루는 내용과 범위는 되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연구팀은 지난 50년간(1970~2019년) 출판된 57개의 대학 생물학 교과서에서 기후변화에 대해 다루는 범위를 분석하고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플로스원' 12월 21일자에 발표했다.
교과서에서 기후변화를 다루는 비중은 꾸준히 늘어 2000년대 정점을 찍었다가 최근 다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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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의 심각성은 날로 커지고 있지만 대학 생물학 교과서에서 기후변화를 다루는 내용과 범위는 되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연구팀은 지난 50년간(1970~2019년) 출판된 57개의 대학 생물학 교과서에서 기후변화에 대해 다루는 범위를 분석하고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플로스원' 12월 21일자에 발표했다.
교과서에서 기후변화를 다루는 비중은 꾸준히 늘어 2000년대 정점을 찍었다가 최근 다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 이전에는 교과서 전체에 걸쳐 평균 10개 미만의 문장에서만 기후변화를 다뤘는데 1990년대에 들어서자 평균 30개의 문장으로 늘어났다. 2000년대에는 기후변화 관련 문장이 평균 52개로 증가했는데 이때는 1997년 지구온난화 규제 및 방지를 위한 국제협약인 교토의정서가 채택된 이후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시기다.
2010년대에 들어서자 다시 평균 45문장으로 감소했다. 2015년 교토의정서를 잇는 파리협정이 체결되는 등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이상기후 등 기후변화의 피해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는 가운데 교과서 속 기후변화는 오히려 비중이 줄어든 셈이다.
분량뿐 아니라 콘텐츠 변화도 있었다. 1990년대의 경우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다루는 내용이 15% 이상이었지만 2000년대 이후에는 해법을 다루는 내용은 3% 이하로 줄었다. 무려 80%가 줄어든 셈이다. 2000년대 이전 활용하던 지구 온도와 이산화탄소 그래프만 다루는 데 그치는 경우도 있었다.
제니퍼 랜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가장 놀라운 발견은 기후변화 해법을 모색하는 비중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라며 "이런 경향은 인간이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기후변화 숙명론적인 인식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비관했다.
시간이 흐르며 기후변화를 다루는 섹션의 위치도 달라졌다. 1970년대에는 책 전체에서 뒷부분 약 15%에 위치했는데 2010년대에 들어서자 책의 마지막 2.5%로 오히려 뒷부분으로 밀리는 경향이 있었다. 랜딘 교수는 "대부분 교수가 교과서 내용을 순서대로 가르치며 책 뒷부분은 종종 건너뛴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매우 중요한 결과"라고 말했다.
긍정적인 발견도 있었다. 랜딘 교수는 "2000년대와 2010년대 교과서에는 기후가 종 분포에 미치는 영향과 같은 다양한 기후 관련 정보가 포함되기 시작했다"며 "이는 학생들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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