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14패 하나원큐, 미래들의 성장에 미소 짓는다
부천 하나원큐는 어두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 21일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용인 삼성생명과의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원정 경기에서 62-78로 패했다. 시즌 성적은 1승14패. 독보적인 꼴찌다.
다른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스쿼드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하나원큐는 심지어 팀의 주축 선수들마저 부상으로 대거 이탈해 그 약한 전력도 반토막이 났다. ‘에이스’ 신지현은 햄스트링에 오금 인대 손상까지 당해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고, 정강이 피로골절에서 돌아온 양인영 역시 허리 부상으로 1경기만 뛰고 또 빠졌다. 김미연도 발 부상으로 경기를 뛰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발목 부상을 당했던 김애나가 24일 부산 BNK전에서 복귀가 예상되는게 다행이다.
사실상 백업 멤버로 시즌을 치르고 있는 하나원큐에게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그럼에도 하나원큐는 미소를 짓는다. 주전들의 부상 속에서 기회를 얻은 어린 선수들이 쑥쑥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데뷔한 신인 고서연(18)이 대표적인 예다. 올해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5순위로 하나원큐의 유니폼을 입은 고서연은 최근 2경기에서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지난 17일 박지수가 복귀한 청주 KB와 경기에서 팀이 패했음에도 17점을 몰아치며 분전했고, 삼성생명전에서도 12점을 넣었다. 원래대로라면 1라운드에서 뽑은 박진영이 경기에 나서야 하지만, 박진영도 발목 인대 부분 파열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래서 기대치가 낮았던 고서연의 활약은 하나원큐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데뷔 세 시즌째를 맞는 정예림(21)은 올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14경기에서 평균 11.43점을 올려 신지현과 김애나가 빠진 하나원큐의 공격을 홀로 이끌고 있다. 이전 시즌보다 한층 자신감이 붙은 모습으로 승부처에서도 과감한 플레이를 선보인다. 이 밖에 2년차 박소희(19)도 루키 시즌에 비해 한 단계 도약한 모습을 보이고, 기복이 심했던 김지영(24)은 어시스트 5위(4.53개)를 달리며 신지현의 공백을 잘 채우고 있다.
이들은 삼성생명전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김지영은 19점·9어시스트·7리바운드로 트리플더블에 가까운 기록을 냈고 정예림도 15점·5리바운드로 제 몫을 했다. 여기에 고서연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이들의 활약에 하나원큐는 4쿼터 한 때 58-60까지 추격하며 흐름을 바꾸는 데 성공했지만, 막판 승부처에서 경험 부족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강유림(22점)과 배혜윤(18점·8리바운드)이 버틴 삼성생명을 끝내 넘어서지 못했다.
하나원큐에 다행인 점은 BNK전을 끝으로 약 3주간의 긴 올스타 브레이크에 들어간다는 점이다. 부상 선수들이 회복할 시간을 충분히 벌면서 후반기에 반격에 나설 준비를 할 여건이 갖춰졌다. 주축 선수들이 돌아오고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 보태진다면 하나원큐의 후반기는 지금과는 사뭇 다를 수 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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