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에서 PD로” 월 20만원 수당에, 생계비 대출까지

김상범 기자 2022. 12. 2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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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인적자원개발위원회 ‘산업구조변화에 대응 등 특화훈련’의 문화컨텐츠 훈련기관 ‘서울IT아카데미 홍대’에서 수강생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서울상공회의소 제공

웹툰 작가를 꿈꾸던 A씨는 미술학원 몇 군데의 문을 두드렸지만 전문적인 웹툰 교육이 부족해 실망만 거듭했다. 전문 작가의 문하생으로 입문하는 것도 생각해 봤지만, 대부분 배경 그림 연습부터 시작하는 도제식의 교육 방식을 따르고 있어 망설임이 더 컸다.

최근 직장을 잃은 B씨는 전직을 위한 교육을 받고 싶었지만 어려운 살림 탓에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훈련은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자투리 시간에 아르바이트라도 하고 싶었으나, 일부 훈련은 수입이 있을 경우 훈련비 지원이 안돼 신청 자체를 포기하기도 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트렌드 속에서 노동자의 직무전환을 위한 교육훈련의 필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A씨와 B씨처럼 적합한 교육과정을 찾지 못했거나 비용 때문에 좌절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서울상공회의소 산하 인적자원개발위원회(서울인자위)는 ‘산업구조변화에 대응 등 특화훈련’을 통해 산업구조 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재직자·실업자의 직무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이 특화훈련에 참여해 웹툰작가가 아닌 웹툰 PD라는 새로운 커리어를 준비하고 있다. 특화훈련의 문화컨텐츠 분야 훈련기관인 ‘서울 IT아카데미 홍대’는 웹툰업계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를 대상으로 콘텐츠 기획(PD·연출) 및 제작(콘티·채색·배경), 웹툰 콘텐츠 및 메타버스(제페토) 캐릭터 제작 과정 등 세분화된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금전적인 도움도 준다. 특화훈련은 타 국비훈련에서 지급하는 월 최대 11만6000원의 훈련장려금 외에도, 월 최대 20만원의 훈련수당을 별도로 지원한다. 저소득 훈련생의 경우 총 1000만원(월 200만원)의 생계비도 대출해준다. 이자율은 연 1% 수준이다. 훈련 수당을 지원받은 B씨는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마음의 짐을 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전통 제조업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는 교육도 제공한다. 서울 종로·을지로 일대에 집약된 기계·수제화·의류·인쇄·쥬얼리 등 ‘도심 제조업’이 대표적이다. 양복 제작자 C씨는 “매번 완성된 옷 모양을 궁금해하는 소비자를 대할 때마다 진땀을 흘렸다”고 말했다. 그는 우연히 ‘아바타(가상의 캐릭터)’를 소재로 하는 예능을 보면서 ‘저런 기술을 도입하면 고객을 이해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텐데…’라고 생각했다. C씨는 때마침 알게 된 특화훈련 과정에서 3차원(D) 그래픽 기술을 활용한 가상 의류 디자이너 양성 과정에 지원해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고용노동부가 주관해 전국 15개 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가 담당하는 특화훈련 사업에는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빅데이터 분야 22곳, 관광 분야 1곳, 도심제조업 4곳, 문화컨텐츠 분야 7곳 등 총 34곳의 훈련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국민내일배움카드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1인당 1회에 한해 훈련비가 전액 국비 지원되며, 수강시간과 출석률 등에 따라 월 최대 11만6000원의 훈련장려금과 월 최대 20만원의 특별훈련수당을 지급한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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