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기업·자영업자 부실 위험 커져…금융불안지수 '위기' 급등 [뉴스+]

유지혜 2022. 12. 2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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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금융불안지수(FSI)가 최근 '위기' 단계까지 치솟으면서 한국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가계와 기업의 부채(신용) 규모는 나라 전체 경제의 2.2배를 넘어섰고, 고금리 속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춤했지만 취약계층·자영업자·한계기업의 부실 위험은 더 커지고 있다.

향후 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매출 회복세 둔화, 금융지원정책 효과 소멸 등이 겹치면 자영업자대출 중 부실 위험 규모는 내년 말 4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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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기업 빚, GDP의 224%… 사상 최대치 경신
우리나라의 금융불안지수(FSI)가 최근 ‘위기’ 단계까지 치솟으면서 한국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가계와 기업의 부채(신용) 규모는 나라 전체 경제의 2.2배를 넘어섰고, 고금리 속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춤했지만 취약계층·자영업자·한계기업의 부실 위험은 더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2년 하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실물·금융 지표를 바탕으로 산출된 금융불안지수(FSI)는 10월과 11월 각 23.6, 23.0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5.9, 2월 6.5였던 FSI는 3월 8.6으로 주의 단계(8 이상 22 미만)에 들어선 뒤 9월 19.7까지 꾸준히 오르다가 10월부터는 위기 단계(22 이상)에 머물고 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주요국 통화 긴축 강화,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위험) 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신용 경계감이 높아진 가운데 우발적 신용사건(레고랜드 사태 등)이 가세해 채권·단기자금 시장의 자금중개 기능이 일부 제약됐다”며 “11월 들어 정부와 한은의 시장 안정화 조치 이후 금융불안지수가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신용(자금순환통계상 가계·기업 부채 합) 비율은 223.7%로 2분기(222.3%)보다 1.4%포인트 올라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GDP 대비 가계신용의 비율은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한 분기 사이 105.7%에서 105.2%로 떨어졌지만, 기업신용의 GDP 대비 비율은 116.6%에서 118.5%로 급등했다. 자본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회사채·기업어음(CP) 발행 여건이 나빠지고, 원·달러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자금 수요가 커지면서 전년 동기 대비 기업대출이 15% 증가했기 때문이다.

금액으로 보면 3분기 기준 가계와 기업 부채를 합한 규모는 3593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부채는 1870조6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중 가계대출은 1756조8000억원, 판매신용은 113조800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기업대출은 1722조9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 늘었다. 금리 상승에도 자본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발행 여건 악화, 환율 및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한 자금수요 증대 등이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은 금융 잠재 리스크(위험)로 △금리 상승에 따른 취약부문 부실 위험 확대 △부동산 가격 조정과 동반한 가계·기업 재무 건전성 악화 △비(非)은행 금융기관 복원력 약화 가능성 등을 꼽았다. 우선 기준금리가 지난 6월 말 수준보다 2.0%포인트 오를 경우 취약 가계·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각 1.7%포인트(5.6→7.3%), 3.6%포인트(5.7→9.3%)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취약 차주는 다중채무자(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이면서 저소득·저신용자를 말한다. 같은 가정하에서 한계기업의 부실 위험(1년 후 부도 상태로 전환될 확률)도 3.52%에서 3.75%로 0.23%포인트 올랐다.

향후 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매출 회복세 둔화, 금융지원정책 효과 소멸 등이 겹치면 자영업자대출 중 부실 위험 규모는 내년 말 4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분석됐다.

자영업자대출은 지난 3분기 말 현재 1014조2000억원으로, 연 14.3%의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며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한은 추정 결과 자영업자대출이 코로나19 이전 추세대로 증가한다는 가정에 따라 내년 말 기준 취약차주 대출 102조원 중 15조∼19조5000억원이 부실 위험에 처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비취약차주의 경우 전체 대출 1028조원 중 부실 위험 규모가 16조1000억∼19조7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취약·비취약차주를 합치면 부실 위험 대출 규모가 내년 말 최대 40조원에 이를 수 있는 셈이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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