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의장 '예산 표결' 예고…169석 민주, '꽃놀이패-자충수' 갈림길

이원광 기자 2022. 12. 2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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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국회의장이 오는 23일 내년도 예산안 표결 처리를 예고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예산 정국의 종지부를 찍는 날"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앞서 김 의장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23일 14시에 개의할 예정"이라며 "교섭단체 간 합의가 이뤄지면 합의안을, 그렇지 않으면 본회의에 부의된 정부안이나 민주당 수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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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주호영(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달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접견실에서 열린 제24회 백봉신사상 시상식을 마치고 김진표 국회의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김진표 국회의장이 오는 23일 내년도 예산안 표결 처리를 예고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예산 정국의 종지부를 찍는 날"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과반 의석의 다수당으로 수정안을 앞세워 정부·여당을 압박하면서 마침내 법인세 1%포인트(p) 인하안 등 김 의장의 중재안을 처리할 분위기가 잡혔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여야가 끝내 합의에 실패하고 민주당이 수정안을 처리할 경우 후폭풍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야당이 다음 연도 예산을 자체 수정안으로 처리한 사례는 헌정 사상 단 한차례도 없었다.

민주 "예산안, 무조건 내일 처리하는 상황 됐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2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추운 겨울에 민생이 어렵고 경제 전망이 더욱더 안 좋다는 여러 상황 속에서 (국회의장이) 양당 원내대표와 상의 없이 (예산안 처리를) 더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중 정부·여당의 입장 변화가 없으면 내일은 처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입장 변화가 없다고 해서 처리를 안 할 것은 아니고 무조건 내일 처리하는 상황이 됐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김 의장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23일 14시에 개의할 예정"이라며 "교섭단체 간 합의가 이뤄지면 합의안을, 그렇지 않으면 본회의에 부의된 정부안이나 민주당 수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내에선 내심 '꽃놀이패'를 가졌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민주당이 단독 처리가 가능한 169석의 과반 의석을 차지한만큼 국민의힘이 김 의장 중재안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앞서 민주당은 이달 15일 김 의장의 중재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의장은 △대통령령으로 설립된 기관에 대해선 여야 협의를 거쳐 입법적으로 해결하거나 권한 있는 기관들의 적법성 여부에 관한 결정이 있을 때까지 예비비로 지출할 수 있도록 부대 의견으로 담을 것 △최소 법인세 1%p 인하 등의 중재안을 제시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2.12.20.

여야 합의 불발 시 野 '수정안' 처리 수순…감당 못할 후폭풍 '자충수' 우려도

국민의힘이 끝내 중재안을 거부하면 수정안을 처리하면 된다는 게 민주당 입장이다. 민주당이 단독 처리를 결심하면 국회법 95조에 따라 50명 의원 이상 찬성을 받은 수정안을 본회의에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예산안 처리 법정기한(매해 12월 2일)이 지나 정부안이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 상황이다. 이에 정부안과 수정안이 차례로 상정되는 수순을 밟는다. 가장 늦게 제출된 수정안부터 표결한다는 국회법 96조에 근거해 정부안 부결 절차 없이 민주당 안이 우선 처리된다.

그러나 민주당의 수정안 단독 처리가 '자충수'가 될 것이란 우려도 높다. 여야는 매해 연말 정부 예산안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통상 재정당국의 지원을 받는데 이번 수정안은 민주당 관계자들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각 정부 부처의 사업들이 얽힌 세입·세출 예산안의 완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부작용은 물론 단순 오류가 발생했을 때 민주당이 온전히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뒤따른다. 여권에선 민주당이 실제로 단독으로 구성한 수정안을 처리하지 못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의장께서 최종시한을 내일 오후 2시로 통보한만큼 오늘 중으로 결론을 내려야 하지 않겠나"라며 "저희로선 더 이상 대통령실의 고집에 국회가 멈춘 반의회적 상황을 종식하기 위해 정부·여당이 결단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달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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