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전략·전술무기 중심 참관…사진활용 이미지 정치"

김지연 2022. 12. 2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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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연구원 월례토론회 발표…"코로나 등 공개활동 줄어"
"사진 촬영 증가, 현지지도 활동 대체하는 주민 스킨십 차원"
지난 15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출력고체연료발동기 지상시험을 지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개 활동이 전략·전술적 가치가 큰 핵·미사일 분야 무기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진행되면서 대외 메시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북한 관영매체가 김 위원장 공개 활동 보도 때 사진 사용을 크게 늘렸고, 이는 김 위원장의 '이미지 정치' 강화 차원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22일 '김정은 공개 활동과 통치전략: 추이 변화 특징' 주제로 진행된 통일연구원 월례토론회에서 김 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초기였던 2020년 이후 공개 활동이 전반적으로 감소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 핵미사일 활동 건수 대비 참관 건수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김정은 공개활동과 통치전략: 추이 변화 특징' 자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군사 부문에서 무기 참관은 핵무기 고도화 시기인 2016∼2017년 급격하게 증가한 후 한미와 정상회담을 했던 2018년엔 0건을 기록했고, 이듬해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다시 증가하다가 2020년 이후로는 두드러지게 줄어들었다.

홍 실장은 "모든 무기를 참관하는 게 아니라 의미 있고 대외적으로 메시지화할만한 것에 선별적으로 참관하는 패턴으로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전략·전술적 가치가 큰 무기를 중심으로 실전배치를 앞두고 있거나 큰 성과로 홍보할만한 것에 집중하면서 대외 메시지 용도나 대내적 성과 과시가 필요한 타이밍에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집권기 주요 유형별 공개활동 건수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김정은 공개활동과 통치전략: 추이 변화 특징' 자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홍 실장은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 횟수가 전반적으로 선대보다 많이 늘어났고 유형도 다양화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선대에 주로 보도됐던 공개 활동은 북한 최고지도자의 대표적인 통치 활동인 '현지지도'가 주를 이뤘던 반면 김정은 시대 들어서는 부대 시찰, 훈련 지도·참관, 회의 지도·참석, 방문·관람, 기념사진 촬영 등으로 확대됐다는 것이다.

특히 홍 실장은 김정은 공개 활동 사진이나 영상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이미지 정치'가 두드러진 점이라고 분석했다.

집권 초기 공개 활동이 많았던 2012∼2016년엔 사진 수도 양적으로 비례했지만 2020년 이후 공개 활동이 줄었음에도 사진 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김정일 시대 공개 활동 사진 수는 1건당 통상 1∼2장 정도인 데 반해 김 위원장 들어서는 평균 10장의 사진이 게재된 것으로 분석됐다.

홍 실장은 국방과학기술자 등 행사 부문 관계자와 기념 촬영도 지난해부터는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회의체와 행사 중심 공개 활동이 증가하면서 사진 촬영이 증가했고 현지지도 활동을 대체하는 주민 스킨십 차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추정했다.

특히 김정은 시대 들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컬러화되면서 다양한 컬러사진이 등장했고 이에 따라 많은 사진이 동원되는 '이미지 정치'가 강화됐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연도별 공개활동 사진수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김정은 공개활동과 통치전략: 추이 변화 특징' 자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김정은 집권 이후의 공개 활동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김 위원장은 집권 초반인 2012∼2016년 연평균 179회에 달하는 공개 활동을 하며 권력을 장악해나가다가 2017년 7차 당대회와 2020년 코로나19 발생을 기점으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홍 실장은 그 배경으로 7차 당대회 이후 당 중심 통치체제로 전환됐고, 팬데믹 시기였던 2020년 이후에는 현지지도 등 현장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공개 활동이 당정군 정치회의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비서국 회의, 당 관련 협의회 등 21가지에 달하는 각종 회의가 코로나 발병 이후에 만들어졌다"며 "회의가 사안이 있을 때나 정기적이라는 특징상 열리지 않을 때는 (김 위원장의) 미식별 기간이 잦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은 올해 들어 회복세에 접어든 상황으로 내년에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홍 실장은 "내년에도 당 주요 회의체를 통한 국정운영이 계속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공개 활동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2017년 이전보다는 2020년 코로나 발병 이전 수준으로 약 100회 정도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이 자신의 통치 스타일에 맞게 특정 유형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가짓수가 정리돼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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