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일자리 있으면 ‘지방’으로 간다
청년 1000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서울 살고 싶다’ 전체의 35% 불과
출생률이 하락하는 상항에서 청년들 마저 지방을 떠나며 ‘지방소멸’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청년 거주지 이동의 핵심은 ‘일자리’에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토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의 ‘청년의 지역이동과 정착’을 주제로 한 ‘균형발전 모니터링&이슈’ 브리프 자료를 22일 발간했다. 지방 거주 경험이 있는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분석한 자료다.
전체 1000명 가운데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동한 경험이 있는 청년은 321명,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경험이 있는 청년은 359명, 지방에서 지방으로의 이동은 320명이었다.
국토연구원은 “지난 2010년과 2020년 각각 뉴스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지난 10년 사이 청년의 최대 관심사는 ‘일자리’에서 ‘부동산’으로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며, 대학 졸업 이후 일자리가 집중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동하는 경우 가장 많은 정착지는 ‘충남(42명)’이었다. 충남을 중심으로 산업단지가 대폭 조성되고, 고속도로가 새롭게 개통되면서 충남지역에 일자리를 구한 청년들의 이동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뒤이어 경북(31명), 강원(29명),전북(28)순으로 많았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경우 강원(42명)지역의 청년이동이 가장 많았고, 이어 경북(38명), 경남(37명), 충남(35명)순이었다.
모든 지역이동 유형에서 청년이 이동하는 가장 압도적인 요인은 ‘일자리’였다. ‘수도권→지방’ ‘지방→수도권’ ‘지방→지방’으로의 모든 거주지 이동의 가장 큰 사유는 ‘해당 지역에 일자리가 있어서(42.0%)’였다.
다만 두 번째 이유는 각 이동경로별로 차이가 있었다. ‘지방→지방’으로의 이동은 ‘주거환경을 위해서(17.6%)’가 두 번째로 많았고, ‘부모님과 가족이 있어서(15.5%)’가 뒤를 이었다. ‘교육 또는 보육을 위해서’라고 응답한 비율은 9.5%에 그쳤다. ‘지방→수도권’으로의 이동은 ‘교육 또는 보육을 위해서(17.5%)’가 두 번째로 많았다.
청년이 ‘수도권→지방’으로 이동하는 이유는 일자리를 제외하면 ‘교육 또는 보육을 위해서(14.0%)’와 ‘부모님과 가족이 있어서(12.1%)’가 비슷하게 나왔다.
국토연구원은 “청년이 지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는 일자리 뿐만 아니라 ‘주거비용’과 ‘대중교통 편의성’ 등도 함께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서울’에 살고 싶다고 응답한 청년은 전체 응답자의 35%에 불과했다. ‘지방→수도권’ 이동청년의 51.8%는 서울에서 살고 싶다고 답했지만 ‘지방→지방’ 이동청년은 단 12.5%만 서울에 거주하고 싶다고 답했다. ‘수도권→지방’ 이동청년은 38.9%가 미래에 서울에 살고 싶다고 응답했다.
지방에서 지방으로 이동한 청년의 경우 서울보다 ‘부산에 살고 싶다(13.1%)’고 응답한 비율이 더 높아 지역이동 유형별로 유의미한 차이가 났다.
거주공간 마련에 어려움을 느끼는 정도는 ‘지방→수도권’ 이동청년이 ‘수도권→지방’ ‘지방→지방’ 이동청년보다 컸다. ‘지방→수도권’ 이동 청년의 29.2%는 거주공간 마련이 수월하지 않다고 답했다. 반면 ‘지방→지방’ 이동청년은 17.5%만 수월하지 않다고 답했다.
‘지방→지방’ 이동 청년의 49.3%, ‘수도권→지방’ 이동청년의 37.7%는 ‘거주공간 마련이 수월했다’고 응답했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청년이 지방거주 청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거주공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도권이나 타 지방에서 다른 지방으로 이동한 청년들은 해당 지방에서 지역 특유의 ‘배타성’을 강하게 느꼈으며,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은 해당 지역에서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는 인식을 더 강하게 느끼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국토연구원은 “일자리는 청년 이동의 핵심 요인이며 첫 취업과정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지방은 대학과 양질의 일자리가 연계될 수 있도록 지역 전략산업과의 연계 및 대학 특성화, 인재배출을 통한 지역 정착을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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