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대통령·여당 비판하는 인사가 보수?... 방송사 패널 공정히 써달라"

"보수·진보패널 균형 맞춰달라" 방송사에 공문
與서도 "이재명 옹호 진보 패널 훌륭하단 거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각 방송사에 시사보도 프로그램 패널을 공정하게 써달라는 공문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방송사 측이 프로그램에서 진보, 보수 패널 숫자의 균형을 맞추면서도 보수 패널로 윤석열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는 인사를 출연시키고 있다는 불만을 표한 것이다. 그러면서 방송사에 보낼 공문에 대해선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한 우리 당의 최소한의 요구"라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고 "오늘 모든 방송사에 공문을 하나 보내려 한다.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출연 보수, 진보 패널 균형을 맞춰달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을 비아냥하고 여당을 욕하는 사람이 어떻게 보수를 자처하느냐"며 "이들은 보수 참칭 패널, 자칭 보수 패널"이라고 말했다. 보수 패널로서 보도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이들이 정부와 국민의힘의 입장을 대변하는 인사들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에 "형식상의 구색만 갖췄을 뿐 윤석열 정부와 여당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구조"라며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라 100 대 0의 싸움"이라고도 했다.

정 위원장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룰 변경'을 다룬 방송사 보도에 대해서도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시사 프로그램에는 이 결정을 폄하하는 코멘트가 가득하다"며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당대표는 당원이 뽑아야 한다. 당원 100만 명에게 물어보면 충분하다. 국민에게 물어보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지만, 이 입장을 쓴 기사는 거의 없다"고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에서도 정 위원장의 주장에 반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보수 측 패널로 방송에 출연했다 해도 당의 어떤 행보에 비판할 소지가 있다고 생각하면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심각한 사법 리스크도 어떻게든 감싸기 바쁜 민주당 측 패널들은 아주 제 할 일을 잘하고 있는 훌륭한 패널들이냐"고 반문했다. 정 위원장이 겨냥한 것으로 추정되는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도 "보수 패널 감별사 정진석 위원장님! 그래도 '보수패널 호소인'의 길을 뚜벅뚜벅 가겠다"고 밝혔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