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왕 부모 한정승인 땐 '세입자 보증금' 돌려받을 수 있을까
22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사망한 빌라왕 김씨의 사건과 관련해 올해 11월 말까지 HUG가 변제한 금액은 171가구의 334억원으로 파악됐다. 추가 집계 결과에 따라 피해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상품에 가입하지 않은 이들이다. HUG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김씨 부모는 빚을 상속받아야 하는 문제 때문에 재산 상속 포기를 고려하고 있고 결정은 내리지 않은 상태다.
상속절차는 피상속인의 사망과 동시에 시작한다. 김씨 부모가 상속을 받기로 한다면 결정이 빠를수록 좋다는 의미다. 통상 상속재산 가운데 적극재산(부동산·토지 등)이 소극재산(빚)보다 적어 상속이 곧 빚더미에 오르는 길이라면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을 선택한다.
상속포기는 고인의 재산과 빚을 모두 포기하는 제도다. 소급적용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닌 것으로 취급한다. 이에 반해 상속받는 재산 범위 내에서 빚을 변제하는 조건으로 상속을 승인하는 게 한정승인이다. 쉽게 말해 빚을 다 갚고도 남는 재산이 있다면 상속을 받지만, 채무가 더 많다고 해도 상속재산 내에서만 책임을 지므로 상속인에게는 손해가 없다.
상속포기 시 법원이 상속재산 관리인을 지정한 뒤 관련 절차를 밟게 된다. 이 경우 세입자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퇴거 전이나 후에 상속재산 관리인을 상대로 보증금반환청구소송을 하는 것이다. 세입자가 승소하면 확정판결에 따라 경매를 신청해 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다. 하지만 소송을 한다고 해서 보증금을 무조건 돌려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장진우 법률사무소 가온길 대표변호사는 "김씨 부모가 상속포기를 하면 책임은 상속재산 관리인에게 있다"면서 "판례에 따르면 상속재산 관리인을 피고로 보증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할 수는 있지만 전부 승소해도 경매 낙찰가액이 실거래가보다 낮은 점을 고려해 돌려받을 수 있는 보증금은 극히 적거나 최악의 경우 없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씨 소유의 빌라가 1100채 이상인 데다 각 부동산별 세입자를 둘러싼 재산 관계가 복잡해 당장 관리인 선정이 쉽지 않다. 장 변호사는 "상속과 상속 포기, 관리인 선임 등 해당 절차들이 진행되는 데 최소 2~3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정승인도 마찬가지다. 장 변호사는 "김씨 부모가 한정승인을 통해 상속인이 된다면 보증금 지급 의무를 갖는데 이 경우 상속재산 범위 내에서만 책임이 있으므로 피해자가 경매를 통해 보증금을 전액 변제하지 못해도 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즉 한정승인 후 재산 청산 절차까지 모두 거친 후에 채권자에게 남은 빚이 있어도 책임이 없다.
김씨 부모가 김씨 소유의 빌라를 모두 매각해 한정승인을 해도 모든 세입자가 보증금을 다 돌려받기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김씨가 체납한 세금이 수십억대인 점도 무시할 수 없다. 현행법상 집이 경매 또는 공매로 넘어갔을 때 종합부동산세·재산세 등 당해세는 법정기일과 관계없이 가장 먼저 변제된다. 당해세는 그 해에 세법에 따라 세액이 확정된다.
경매로 넘어간 주택의 세입자가 확정일자를 받은 후에 집주인이 당해세 고지서를 받았어도 낙찰대금에선 보증금보다 당해세를 먼저 추징하게 된다. 이에 9월 기획재정부는 전세 확정일자 이후에 발생한 당해세 범위만큼 임차인 보증금을 우선 변제하는 내용의 '국세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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