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세일이야?” 나이키가 할인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
재고 전년 동기 대비 43% 늘어나
“지난 5년 평균치보다 급증” 지적
페덱스도 경기 침체에 비용 절감
21일(현지시간) 나이키 주가는 12.2% 상승한 115.8달러에 마감했다. 앞서 나이키는 20일 장 마감 후 발표한 실적이 예상보다 높아 장중 한때 15.5%까지 오르기도 했다. 나이키 주가는 지난 10월 초(82.2달러)에 비해서는 40.8% 급반등에 성공했다.
나이키는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 11월 30일 마무리된 회계연도 2분기(9~11월) 매출액으로 133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가 예상한 추정치인 125억8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과거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 후 소매점이 막 문을 열기 시작한 2021년 4분기를 제외하고 42분기 만에 최대 실적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도 17% 증가했다.
주당순이익(EPS)도 0.85달러를 기록하며 월가 추정치(0.65달러)를 웃돌았다. 5개 분기 연속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 넘는 ‘깜짝 실적’을 기록한 셈이다. 수치로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에도 나이키의 실적이 선방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존 도나호 나이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분기의 나이키 실적은 우리가 소비자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증거”라며 “우리의 경쟁 우위를 바탕으로 추진력을 강화함에 따라 훌륭한 한 해를 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나이키가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장애물’은 있다. 다른 유통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재고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이번 분기 나이키의 재고는 전년 대비 43% 증가한 93억달러에 달했다. 재고자산이 늘게 되면 현금흐름을 비롯해 이익률에 악영향을 준다. 나이키의 재고자산은 꾸준히 증가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9~11월 65억달러였던 재고자산은 이후 70~80억달러를 넘어 올해 6~8월엔 97억달러까지 급증했다. 나이키의 총이익률은 1년 전엔 46%였지만 최근엔 43%로 3%포인트 줄었다. 재고자산 증가는 광고 및 마케팅 비용 증가로도 이어졌다. 자체 매장을 비롯해 온라인 판매를 늘리려다보니 별도의 판매 및 행정비용(판관비)이 발생하게 된 셈이다. 나이키 측은 이 비용이 최신 분기에 전년 대비 10% 증가한 41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수요 창출을 위한 마케팅 비용이 11억달러, 임금 등 운영을 위한 비용이 30억달러를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나이키 측은 과거 재고 수치와 비교가 의미가 없다고 하지만 수치는 여전히 많이 늘어나 보인다”며 “지난 5년 동안의 나이키의 평균 재고 수준은 50억달러였다”고 지적했다.
반면 나이키의 재고가 피크아웃(고점 통과)에 도달했다는 시각도 있다. 시장 추정치를 웃도는 실적과 더불어 최신 분기 실적에서 재고가 직전 분기 대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나이키의 재고 리스크는 점차 해소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며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재고 조절을 위한 판촉 전략과 양호한 소비자 수요 등이 매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익성이 가장 좋은 시장인 중국에서 방역 규제가 완화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매출 회복이 더디다는 점도 염려다. 나이키의 실적에서 중국 시장의 매출액은 최근 분기 기준으로 전년 대비로도 3% 감소한 18억달러였다. 북미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30% 실적이 개선되면서 이번 분기 실적 방어에 성공하긴 했지만 중국 시장이 정상화되지 못한다면 이익 회복 속도는 더딜 수 밖에 없다. FT는 나이키의 중국 매출액이 향후 10%가량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운송업체 페덱스 또한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20일 실적 발표에서 페덱스는 이번 분기 매출액으로 월가 추정치(237억달러)를 밑도는 228억달러를 발표했다. 특히 페덱스 익스프레스 사업부는 글로벌 물동량 감소로 인해 이익 수준이 64% 급감했다. 다만 주당순이익은 3.18달러로 시장 예상치(2.82달러)를 상회했다. 이에 페덱스 주가는 21일 3.4% 상승 마감했다.
페덱스는 2023년 회계연도 비용 절감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경기침체 현실화에 따른 수요 위축에 비용을 맞추기 위한 선제적 조치다. 최근엔 지난 9월 예측한 것보다 분기 10억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하기도 했다. 페덱스는 2023년 전체 사업계획 관련 총 비용 절감액이 약 3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페덱스는 장기적인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글로벌 혁신 프로그램도 병행 중이다. 2025년까지 구조적 비용을 연간 40억달러 이상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이클 렌츠 페덱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는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신속하게 비용을 절감하는데 변함없이 집중하고 있다”며 “비용 조치에 대한 진전을 가속화해 세계적으로 지속되는 물량 약세를 상쇄하는 데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월가에선 페덱스의 비용 절감 노력이 성과를 보인다면 주가에도 긍정적이란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BMO캐피털마켓의 파디 차문 연구원은 “페덱스는 비용 절감 면에서 좋은 모멘텀을 보이고 있다”며 “패키지 물량은 감소하고 있지만 원가 절감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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